화끈한 타격은 물론 만점 리드까지. 역시 리빙 레전드라는 찬사가 나올 만한 퍼포먼스였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지난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4점 차 앞선 7회 1사 1,2루에서 좌월 3점 아치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안방에서도 존재감은 빛났다. 선발 크리스 페덱과 호흡을 맞춰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이끌었다. 삼성은 한화를 10-5로 꺾고 선두 추격을 이어갔다.
강민호는 경기 후 “7회 추가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만루에서 (최)형우 형의 희생 플라이가 나오면서 조금 더 편하게 타석에 들어갔다. 타구가 넘어갈 줄 몰랐는데 홈런이 돼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사흘간의 휴식도 약이 됐다. 단순히 몸을 쉬는 데 그치지 않고 타격 밸런스를 가다듬었다. 강민호는 “휴식이 도움이 됐다. 쉬면서 타격 밸런스를 조금 수정했다”며 “히팅 포인트가 자꾸 늦어져 조금 더 앞에서 치려고 훈련을 많이 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강민호의 진가는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더욱 빛났다. 페덱은 8월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9월 들어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5.01로 다소 주춤했다.
강민호는 지난 22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이 오히려 페덱에게 전환점이 됐다고 바라봤다. 당시 페덱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강민호는 “NC 타자들에게 맞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 경기가 터닝 포인트가 됐다”며 “페덱은 변화구 완성도가 높은 투수라 저와 페덱 모두 변화구 의존도가 높았다. 그런데 그날 실점하면서도 몸쪽 직구를 많이 던졌고, 그러면서 페덱 스스로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직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페덱의 최고 구속은 154km까지 나왔다. 강민호는 위력적인 직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어 한화 타선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둘 사이의 호흡이 빛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끊임없는 소통과 서로를 향한 신뢰가 있다. 강민호는 “페덱이 피치컴을 눌렀을 때 제가 바꾸고 싶은 게 있으면 바꾸는데 페덱이 잘 받아주고 따라와준다. 반대로 제가 눌렀을 때 페덱이 던지고 싶은 공이 있으면 저도 인정하고 페덱에게 맡긴다”고 말했다.
경기 전 페덱에게 건넨 메시지도 간단했다. “최대한 심플하게 가자.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자”.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공의 힘을 믿자는 베테랑 포수의 주문이었다. 페덱은 6이닝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화답했다.

강민호에게 이제 남은 건 시즌 막판 총력전이다. 선두 KT 위즈와의 격차는 3경기. 정규시즌 우승 경쟁이 쉽지만은 않지만 다른 팀의 결과에 흔들리기보다 삼성이 할 수 있는 것에 모든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강민호는 “위에 있는 팀은 신경 쓰지 않고 우리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선수들끼리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최선을 다했는데 정말 KT가 더 잘하면 인정해주면 된다.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는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며 “이제 10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다 쏟아붓겠다”고 힘줘 말했다.
공격에서는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고 수비에서는 외국인 에이스의 완벽투를 끌어냈다. 그리고 시즌의 마지막을 향해서는 흔들림 없는 메시지를 던졌다. 베테랑 강민호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삼성의 중심을 잡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