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프' 박상현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그의 애칭인 '짭제'가 '가짜 이제동'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감안하면, 롤모델로 꼽던 이제동마저 꺾고 3시즌 연속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상현 역시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짭제' 이전에 저그 최강자로 무려 4시즌 연속 우승(포핏)을 거머쥐었던 '철벽' 김민철이 3시즌 만에 4강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체급 차를 과시하며 3-0 완승을 거둔 김민철이 4강 진출 소감과 함께 박상현과의 빅매치를 앞두고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김민철은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열린 ASL 시즌22 8강 4경기 신상문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 나선 김민철은 "오랜만에 4강에 진출해서 너무 기쁘다. 이번 대회 첫 목표가 4강 시드 확보였는데 이를 이뤄냈다"며 "이제 2차 목표로 우승까지 한번 노려보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김민철은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력 비결을 묻자 그는 "온라인 연습 때는 막 그렇게 잘 되지는 않는데, 이상하게 경기장에만 오면 게임이 더 잘 된다"고 웃어 보이며 프릭업스튜디오 현장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승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2세트 '오디세이 RE'에서는 신상문의 전진 2배럭 벙커링에 앞마당이 파괴당하고 오버로드가 잡히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김민철은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사실 2세트는 그냥 졌다고 생각하고 손 가는 대로 막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이기게 돼서 저도 신기했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신상문 선수가 1, 2세트 모두 준비를 정말 잘해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4강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상대의 전략을 완벽히 읽어낸 3세트 '컬러리스 페이트'에 대해서는 사전 연습의 효과를 강조했다. 김민철은 "상대의 팩토리를 발견했을 때 승리를 예감하긴 했지만, 중간에 살짝 불안해서 다시 집중했다"며 "지난번 온라인에서 (김)지성이한테 패하고 자극을 받아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그때 지성이가 전진 팩토리를 써준 덕분에 이번에도 상대의 의도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4강에서 맞붙을 상대는 지난 28일 이제동을 꺾고 먼저 4강에 선착한 '디펜딩 챔프' 박상현이다. 최고 저그들의 자존심이 걸린 '저저전' 빅매치에 대해 김민철은 조력자 김윤환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민철은 "(박)상현이는 매번 결과물을 보면 준비를 정말 잘해오는 선수라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나에게는 '브레인' 김윤환 형이 있다. 상현이와 2대 1로 싸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겠다. 윤환이 형을 많이 믿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4강에 오랜만에 온 만큼,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면서 결승까지 진출해 보겠다. 팬분들께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