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시 한 번 사직구장에 가을야구는 없었다. 희박한 확률까지도 완전히 사라졌다. 롯데 자이언츠는 9년 연속 가을야구가 무산됐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키움전 11연승, 14승 2패로 맞대결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같은 시각, 5위 두산 베어스가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9회 강승호의 끝내기 내야안타에 힘입어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5위를 확보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대신 롯데는 5위 탈락 트래직넘버가 완전히 소멸되면서 산술적인 확률까지도 사라졌다.

2023시즌이 끝나고 수뇌부를 전격적으로 교체하고 또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김태형 감독을 데려오면서 분위기 쇄신에 도전했다. 하지만 2024년은 선수들의 옥석을 가리면서 강제적인 리빌딩 시즌을 가져야 했다. 그러면서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이라는 신예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지난해에는 주전과 백업 선수들, 신구의 조화로 8월 초까지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 진출이 확실시 됐다. 그런데 거짓말 같이 8월 말까지 13연패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성적은 쭉쭉 떨어졌고 결국 7위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가을야구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그렇게 2026년이 됐다. 김태형 감독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었다. 롯데로서도 어떻게든 승부를 띄워야 했다. 그런데 롯데는 과거에 매몰됐다. 2022시즌이 끝나고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를 FA 시장에서 영입했지만 실패로 점철되고 있었다. 다시 한 번 투자에 나서야 할 타이밍이었고 롯데 구단도 투자를 감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룹의 재가를 받아내지 못했다. 그룹은 과거 투자 실패 사례를 언급하면서 투자를 하지 않았다. 롯데에 가장 필요한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지만 제대로 접촉조차 하지 못하고 다른 팀으로 떠나가는 것을 바라봐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전력을 사수하면서 전력을 극대화 해야 했다. 하지만 비시즌 고향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던 마무리 김원중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신호위반 차량에 김원중의 차량은 전손 처리가 될 정도로 피해가 컸고 김원중도 갈비뼈 부상을 당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최준용도 개운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불펜진의 기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뒤늦게 2차 스프링캠프부터 합류해야 했다.
흉흉했던 비시즌에 결정타를 찍은 사건은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를 강타한 도박 사건이다.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 등 4명은 대만 현지의 전자 오락실에서 전자 베팅 게임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은 30경기 출장 정지, 김동혁은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투자가 없었기에 외부 수혈도 없었는데, 내부 출혈만 계속 발생했다. 결국 시즌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마무리 김원중의 컨디션이 늦게 올라오면서 불펜진 구상부터 흔들렸다. 엘빈 로드리게스, 제레미 비슬리를 영입하면서 역대급 원투펀치를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기대 이하였다.

롯데가 투자를 망설이게 했던 이유인 유강남, 노진혁은 올해로 계약 4년차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전력 외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성적을 내야 하고 팀을 끌고 가야 하는 베테랑들이 팀 내에서 입지를 잃었다. 주장 전준우도 역대급 부진에 시달렸다.
상무에서 퓨처스리그를 평정한 한동희도 시즌 초반 부상 부진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후반기부터 4번 타자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지만 시즌이 저물어가는 시점이었다. 결국 다시 한 번 젊은 선수들과 함께 성적을 내는 시즌이 아닌, 리빌딩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야 했다.

현장과 구단 수뇌부의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김태형 감독과 박준혁 단장의 프런트 수뇌부 모두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그러나 여러 흉흉했던 외부 요인, 정확한 투자 타이밍을 잡지 못한 구단의 오판도 롯데의 올 시즌 실패에 또 다른 요인다. 그렇게 롯데 자이언츠는 9년 째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