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양궁 세계 최강이라는 말, 컴파운드에서는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인도가 단체전 금메달 세 개를 모두 가져간 데 이어 한국은 여자 개인전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선수끼리 맞붙은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강연서(성사중)가 웃었다.
강연서는 1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정윤(창원시청)을 145-143으로 꺾었다. 전날 여자 단체전에 이어 생애 첫 아시안게임 두 번째 동메달을 획득했다.
강연서는 첫 엔드 세 발을 모두 엑스텐에 꽂아 30점 만점으로 출발했다. 두 번째 엔드까지 59-57로 앞섰고, 박정윤이 세 번째 엔드 만점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네 번째 엔드에서 다시 두 점 차로 벌린 뒤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켰다.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났다면 더 좋았을 결과다. 그러나 강연서는 준결승에서 누리사 디안 아시리파(인도네시아)에게 143-147로 졌다. 박정윤도 아마야 암파로 코후앙코(필리핀)에게 141-142로 패했다. 한국은 여자 개인전 동메달을 챙겼지만 금메달 경쟁에서는 빠졌다.
리커브와 컴파운드에 각각 걸린 금메달 5개, 총 10개를 모두 가져오겠다는 목표는 앞선 단체전부터 무산됐다. 한국은 30일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 은메달과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단체전은 메달 없이 끝났다.
세 종목 모두 인도에 막혔다.
여자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인도에 233-234로 패한 뒤 대만을 229-228로 꺾고 동메달을 땄다. 최용희-박정윤이 출전한 혼성 단체전은 결승에서 인도와 157-157로 비겼지만, 슛오프에서 19-20으로 졌다.

남자 단체전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최용희-김종호-최은규가 준결승에서 인도에 229-236으로 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대만에 233-234로 지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인도는 한국을 꺾은 기세를 우승으로 연결했다. 여자와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이날 컴파운드 금메달 세 개를 모두 차지했다.
이번 대회만의 결과도 아니다. 인도는 지난 항저우 대회에서도 컴파운드 남녀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전부 가져갔다. 당시 한국은 은메달 3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했지만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한국의 리커브 성과와는 차이가 분명하다. 한국은 항저우 대회 리커브 금메달 5개 중 4개를 따냈다. 그러나 그 강세가 컴파운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양궁이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어도 두 종목의 경쟁 구도는 다르다.
인도의 선수층도 두껍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이번 대회 컴파운드 대표 선수 6명 중 5명은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했다. 치열한 선발 경쟁을 통과한 새 얼굴들이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한국에도 가능성을 보여준 새 얼굴이 있다. 2011년 11월 1일생으로 아직 만 14세인 강연서다. 양궁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번 대회 개인전 32강과 16강에서 연달아 150점 만점을 기록했다.
특히 16강에서는 항저우 대회 3관왕 조티 수레카 벤남(인도)을 150-146으로 꺾었다. 인도의 강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다만 준결승에서는 인도네시아 선수에게 패했다. 인도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경쟁력도 경계해야 한다는 결과였다.
컴파운드 경쟁은 올림픽에서도 중요해진다.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는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들어간다. 리커브에서 쌓은 성과만으로 새 종목의 금메달까지 보장받을 수는 없다.
한국은 리커브에서 세계 최강의 성과를 쌓았다. 컴파운드에서는 인도를 비롯한 경쟁국을 넘어야 한다. 강연서의 만점 행진과 동메달 두 개는 희망을 남겼지만, 단체전 세 종목과 여자 개인전에서 놓친 금메달은 과제도 분명히 보여줬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