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내가 어떻게 여기에 왔지?”
KBO리그 두산 베어스 출신 타자 제러드 영(31·뉴욕 메츠)의 시즌은 지난달 18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시티필드 홈경기 6회에 끝났다. 당시 저스틴 크로포드의 1루 느린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던 투수 놀란 매클레인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매클레인이 공을 잡을 줄 알았는데 주춤주춤했고, 영이 1루를 밟은 채 다시 공을 향해 몸을 뻗었다. 그 순간 다시 공을 잡으려던 매클레인의 오른쪽 무릎이 영의 머리를 가격했다.
충격으로 그 자리에 엎드린 채 쓰러진 영은 정신을 완전히 잃었다. 목을 고정한 채 들것에 실려 카트를 타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영은 누운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의식이 있었고, 충격에 빠진 선수들과 관중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제스처로 보였다. 그런데 이 행동을 영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병원에 이송된 뒤 약 2시간 뒤부터 의식을 차렸지만 뇌진탕 충격으로 인해 6회 부상 순간은 물론 2회 무렵부터 경기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사진] 뉴욕 메츠 제러드 영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1/202610011230779829_6abe5caeebc6a.jpg)
사고 후 2주가 지난 시점에서 영이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영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MLB.com’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병원에서 낮잠을 자다 깬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내가 어떻게 여기에 왔지?’ 싶었다. 야구가 얼마나 순식간에 생존의 문제로 바뀔 수 있는지 알게 됐다. 무서운 일이었지만 현실이었다. 그날 아침 난 안타를 치는 데만 신경 썼다. 그 경기를 이기고 싶었고, 홈런을 쳐서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싶었다. 하지만 순식간에 ‘그저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떠올렸다.
![[사진] 뉴욕 메츠 제러드 영이 충돌로 쓰러진 뒤 선수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1/202610011230779829_6abe5caf926ff.jpg)
병원에 입원한 동안 영은 아내에게 그 경기에서 자신이 안타를 쳤는지 여러 번 물었다. 이날 영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기억이 안 나는 5회 두 번째 타석과 6회 충돌 장면을 다시 봤지만 자신이 들것에 실려나가는 모습은 별로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때때로 영은 그날 밤 다른 부분들을 기억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경기 영상을 다시 보면서 ‘가짜 기억’이라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뇌진탕 후유증이었다. 충돌 여파로 영은 뇌진탕과 편타성 손상으로 인한 목 경직, 약간의 청력 이상 증상을 겪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자택으로 돌아가 뇌진탕, 목, 청력 전문의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 영은 이 모든 증상이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일상으로 돌아가 산책과 요가를 하고, 근육을 스트레칭도 한다. 병원 진료를 위해 오가는 시간을 제외하곤 가능한 많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말 기이하고 무서운 밤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더 무서운 밤이었을 것이다”고 말한 영은 뜻하지 않게 마음고생했을 투수 매클레인을 걱정했다. 아내 줄리아를 통해 매클레인에게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매클레인도 “그건 내게 정말 큰 의미가 있었다. 영이 무사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됐다”며 안심했다.
![[사진] 뉴욕 메츠 놀란 매클레인이 자신과 충돌 후 쓰러진 제러드 영이 들것에 실려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1/202610011230779829_6abe5cb015124.jpg)
영은 내년 스프링 트레이닝에 맞춰 완벽한 상태로 복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메츠 입장에서도 영은 내년에 꼭 필요한 전력이다. 올 시즌 103경기 타율 2할6푼6리(308타수 82안타) 9홈런 39타점 OPS .759를 기록한 영은 시즌 중반부터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지구 꼴찌로 추락한 메츠의 몇 안 되는 긍정적인 요소로 활약했다.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야구운영사장도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 “꾸준한 출장 기회가 주어진 후반기에 영이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고 칭찬했다.
지난 2022년 시카고 컵스에서 빅리그 데뷔 꿈을 이뤘으나 2023년까지 22경기 출장에 그친 영은 마이너리그에서 10년 가까이 뛰며 분투했다. 커리어 전환을 위해 2024년 7월 한국으로 건너갔고, 두산에서 38경기 타율 3할2푼6리(144타수 47안타) 10홈런 39타점 OPS 1.080으로 짧은 기간 임팩트를 남겼다. 이를 발판 삼아 메츠와 스플릿 계약하며 빅리그 유턴에 성공한 영은 올해 주전 1루수로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사진] 뉴욕 메츠 제러드 영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1/202610011230779829_6abe5cb0845a7.jpg)
부상으로 시즌이 아쉽게 끝났지만 영은 “이것도 내 스토리의 일부다. 이보다 더 힘든 상황도 이겨냈다”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면 들것에 실려나가는 사진부터 나온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다. 영은 “이번 일이 나의 올 시즌을 정의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것도 경기의 일부이고, 안타깝지만 선수로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며 “올 시즌 내가 자랑스럽다. 내 안에 더 많은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걸 전부 보여주지 못해 아쉽지만 누구나 그런 아쉬움이 있기 마련이다. 내년을 위한 동기 부여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