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리뷰 삭제..이동진 평론가 "평가 철회·사과할 생각 없다" 단호 [Oh!쎈 이슈]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6.10.02 09: 45

'평론계 아이돌'로 불리며 영화계에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는 이동진 평론가가 "영화를 향한 판단은 지금도 같다"며 "평가 자체를 사과할 생각은 없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앞서 9월 25일 이동진 평론가는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를 통해 신작 '암살자(들)'을 두고 별점 5점 만점에 3점을 주면서 작품의 장점과 단점들을 언급했다. 별점 3점은 꽤 높은 점수로 호평 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개봉 4일만에 100만을 돌파한 '암살자(들)'이 예상치 못한 역사 왜곡 논란 등 외부적인 잡음이 불거졌고, 전혀 근거 없는 중국 자본 유입설까지 나오면서 이슈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여기에 시사평을 작성한 유명 평론가 및 리뷰 유튜버에게 악플 테러가 가해졌고, 이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제작진 측은 "영화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 9월 25일에 업로드된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며 동영상을 삭제했다는 공지를 업로드했다. 

결국 이동진 평론가는 지난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장문의 글을 쓰면서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영상에서 저는 '암살자(들)'의 완성도, 장점과 단점에 대해 다양한 점들을 함께 지적하며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다만 그 가운데 제가 말한 '그냥 음모론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어요'라는 한 대목이 따로 인용되면서, 제가 어떤 취지로 그 말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라며 "제가 그 말을 한 것은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발사된 총탄들의 행방과 소재를 둘러싼 의문을 비롯해, 당시의 공식 발표만으로는 선뜻 해소되지 않는 지점들을 이 영화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였습니다. 영화가 제기하는 모든 가설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였다는 주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영화를 보고도 특정한 장면이나 설정에서 다른 함의를 읽어내는 관객이 있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주장은 이 영화에 대사로든 장면 묘사로든 담겨 있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암살 배후'라는 해석을 떠올리기는 어렵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그러니 유족 분들이 살아계시는데 어떻게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암살 배후'라는 음모론을 제기할 수 있느냐는 질타는, 존재하지도 않는 주장을 가정한 후 공격하는 것이기에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라며 일부 악플러들의 글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동진 평론가는 "그렇기에 제가 실제로 하지 않은 주장이 제 견해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상황에 대해서 분명히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리뷰에서 논한 것은 영화가 제시하는 의문과 그 의문을 극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이었으며, 특정 인물을 암살의 배후로 단정하는 주장이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동진은 "19년 전 다큐멘터리 '관타나모로 가는 길'에 관해 제가 했던 말과 이번 발언이 모순된다는 지적도 접했습니다. 당시 제가 지적했던 것은 강한 정치적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안에서 실제 사건과 배우들의 재연 장면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질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다큐멘터리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직접 눈앞에서 사실로서 보고 있다는 감각에 기반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라며 "반면 '암살자(들)'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극영화이며, 관객 역시 그것이 극화된 이야기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되기에 다큐멘터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는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기에 '암살자(들)' 역시 그런 관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고, 그런 토론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영화에 대한 논쟁이라면 가능하면 영화 전체를 본 뒤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제 리뷰에 대한 비판 역시 전반적으로 제가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했는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라며 무조건적인 악플이 아닌 건강한 비판과 토론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30년 동안 영화를 평하면서 작품에 따라 서로 정반대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번갈아가며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 이번 영상을 통해 밝힌 제 견해는 현재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제 견해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라며 "이번 '암살자(들)'에 대해 제가 했던 영화적 판단은 현재도 같습니다. 따라서 그 리뷰에서 제가 했던 평가를 철회하거나 그 평가 자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는 분명하게 남겨두고 싶었습니다"라며 악플 공격으로 리뷰를 번복하거나 사과할 마음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이동진 평론가의 해당 글에는 43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면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한편 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 1,007개 스크린에서 5만 5,018명의 관객들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82만 1,963명을 돌파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면서 평점 테러에도 200만을 앞두고 있다. 
/ hsjssu@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SNS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