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무대를 직접 뛰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팀의 우승이 훨씬 더 큰 목표였습니다.”
전 세계 LoL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답게 그는 개인의 열망보다 '팀 퍼스트'를 강조했다. ‘페이커’ 이상혁(30, T1)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특유의 성숙하고 담담한 태도로 우승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 무대에 직접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상혁은 대기실에서 동료들을 끝까지 믿고 다독이며 ‘세계 최강’ 대한민국 대표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다했다.
강동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은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만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2연속 무실세트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이다.

이날 결승전 미드 라이너 선발 라인업에는 이상혁 대신 ‘제카’ 김건우가 이름을 올려 기선을 제압했다. 대기실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본 이상혁은 "(결승전을) 선발로 출전하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어려운 순간에도 다들 정말 잘해줬다. 대기실에서 많이 응원하고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독여줬다"고 당시를 복기했다.

결승전 결장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팀'의 가치를 먼저 높게 평가했다. 이상혁은 "결승 무대에 뛰는 것보다 팀의 우승이 훨씬 더 큰 목표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경기에 뛰어서 우승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욕심일 뿐"이라며 "다 같이 우승을 이뤄내고 이 여정과 과정 속에서 얻어가는 것들이 훨씬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위업과 e스포츠의 정식 종목 채택에 대해서도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그는 "시상식에 올라가 금메달을 따게 되어 굉장히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게 됐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역사가 길지 않다 보니 여러 기록이 세워지고 있지만, 기록 그 자체보다는 우승을 향해 함께 달려왔던 여정과 경험, 과정들이 매우 의미 있었다"고 되짚었다.
이번 대회에서 맞붙은 전 소속팀 동료들과의 재회에 대해서도 "예전에 같은 소속 팀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들과 국제 무대에서 경기하니 반갑기도 하고 재미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뜨거운 성원을 보낸 팬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한 이상혁은 "어떤 대회든 팬분들의 관심과 응원은 굉장히 고귀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을 보내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이번 아시안게임이라는 과정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혁은 향후 소속팀에서의 각오와 함께 동료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을 당부했다.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리며, 앞으로 있을 국내외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저희 선수단 6명 모두에게 지속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