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라고?” 83년생 최고령 타자가 3할 타율-18홈런-105타점인데…국민 유격수도 놀란 최형우의 자기 진단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10.03 06: 41

“슬럼프라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고개를 갸웃했다. 최형우가 최근 자신의 타격감을 두고 “홈런이 나올 수 없는 상태”라고 표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다.
최형우의 잣대에서는 분명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사령탑이 바라보는 시선은 전혀 다르다. 10개 구단 최고령 선수가 타율 3할을 넘기고 100타점 이상을 올리고 있다. 박진만 감독은 오히려 “충분히 자기 역할 이상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037 2026.10.01 / foto0307@osen.co.kr

10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은 ‘퉁버지’ 최형우가 세월을 거스르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983년생인 최형우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령 선수다. 2일 현재 129경기에 나서 타율 3할7리(472타수 145안타) 18홈런 105타점 60득점 OPS 0.863을 기록 중이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를 생각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한풀 꺾인 건 사실이다. 8월 17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67타수 21안타) 4홈런 21타점 12득점으로 뜨거웠던 최형우는 9월 19경기에서는 타율 2할1푼9리(73타수 16안타) 2홈런 13타점 4득점에 머물렀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013 2026.09.15 / foto0307@osen.co.kr
그럼에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전히 해결사 본능을 발휘한다. 지난달 30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이 대표적이다. 삼성이 3-2로 앞선 5회 2사 1,3루. 최형우는 한화 선발 오웬 화이트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무려 140m. 한화의 추격 흐름을 단숨에 끊어놓은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삼성은 최형우의 쐐기포를 앞세워 6-2로 승리했다.
그런데 정작 홈런을 친 최형우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타격감이 진짜 안 좋다. 오늘 홈런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며 “홈런이 나올 수 없는 타격감인데 하늘에서 도와준 것 같다”고 웃었다.
단순한 엄살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정상급 타자로 살아온 최형우에게는 자신만의 기준이 있었다.
최형우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슬럼프는 무조건 온다. 최대한 빨리 극복하는 타자가 좋은 타자라고 생각한다. 길게 가져가면 안 된다”며 “나도 슬럼프에 빠지면 빨리 헤쳐나가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한 달 넘게 중심에 맞는 타구가 잘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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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따른 변화도 숨기지 않았다. 최형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타격폼의 문제라기보다 나이가 들면서 전체적으로 둔해진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체력이 떨어지니까 투수의 공에 반응하는 게 늦어진다. 시즌 초반에는 되던 게 지금은 힘들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최형우가 자신의 상태를 ‘슬럼프’라고 진단했다는 이야기에 박진만 감독은 “슬럼프라고?”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이어 “오랜만에 같은 팀에서 함께하고 있는데 지금 성적을 보면 충분히 자기 역할 이상을 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화전에서 나온 140m짜리 대형 홈런은 박진만 감독에게 최형우의 경쟁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그는 “비거리가 그만큼 나왔다는 건 몸의 스피드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라며 “빗맞아도 홈런”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최근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 있으니 본인은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최형우가 그렇게 느낀다면 조금 더 분발해주길 바란다”고 농담 섞인 주문을 던졌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007 2026.09.12 / foto0307@osen.co.kr
1983년생 최고령 타자가 3할 타율에 18홈런, 105타점을 올리고도 스스로를 슬럼프라고 말한다. 사령탑은 그런 베테랑을 바라보며 오히려 고개를 갸웃한다.
만족을 모르는 최형우의 기준이 지금까지 그를 KBO리그 정상급 타자로 버티게 만든 힘인지도 모른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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