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 같이 고생하면서 끝까지 왔는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의 헬멧에는 숫자 ‘5’가 적혀 있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주장 구자욱(외야수)의 등번호다.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다시 함께 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접 적었다.
구자욱은 지난달 30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 도중 부상을 입었다. 1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오웬 화이트를 상대로 안타를 때린 뒤 타구가 베이스를 맞고 굴절되자 2루까지 내달렸다.


이 과정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꼈다. 2루에 슬라이딩한 뒤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살폈고 결국 대주자 박승규와 교체됐다.
병원 검진 결과 왼쪽 햄스트링 대퇴이두근 장두 기시부 힘줄이 0.5~1cm가량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주사 치료를 받은 뒤 2주 후 MRI 촬영 등 추적 검사를 거쳐 향후 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정규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구자욱의 부상 이탈이 뼈아프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타자이자 선수단을 이끄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그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강민호도 아쉬운 마음이 컸다. 한 시즌 동안 함께 땀 흘리며 여기까지 달려온 동료가 중요한 시기에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헬멧에 구자욱의 등번호를 적었다.
강민호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한 시즌 같이 고생하면서 끝까지 왔는데 열심히 하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지금 잠시 빠져 있다”며 “함께하자는 의미로 썼다”고 말했다.
구자욱의 부상 이후 삼성 선수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도 같다. ‘대체 불가 선수’ 구자욱의 빈자리를 누군가 혼자 채울 수는 없는 만큼 남아 있는 선수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구자욱이 빠진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현과 김지찬이 힘을 보태고 있고, 김헌곤을 비롯한 선수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구자욱의 공백을 나눠 메우고 있다.

강민호가 헬멧에 적은 ‘5’도 같은 마음에서다. 지금은 함께 그라운드에 설 수 없지만 시즌을 함께 달려온 동료와 끝까지 같이 가겠다는 의미다.
구자욱의 빠른 회복을 바라는 강민호의 마음은 헬멧에 적힌 등번호 ‘5’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졌다.
한편 삼성은 3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 중견수 김지찬-우익수 김성윤-유격수 이재현-1루수 르윈 디아즈-지명타자 최형우-포수 강민호-3루수 김영웅-좌익수 김헌곤-2루수 류지혁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최원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