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현지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엉망이었다"...물 새는 숙소·길 잃은 버스·북한 국가, 마지막엔 태극기까지 못 올린 나고야 AG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04 11: 32

버스는 엉뚱한 곳으로 향했고, 숙소에서는 물이 샜다. 한국 경기에서 북한 국가를 틀더니, 마지막에는 우승팀의 태극기까지 제때 올리지 못했다. 일본 현지 언론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잇따른 운영 사고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막바지까지 운영 미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개막 전부터 불거진 숙박과 수송 문제가 대회 내내 이어졌고, 국가 의전과 우승 시상식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더 다이제스트'는 지난달 23일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이라는 낙인까지…일본의 오모테나시는 무엇이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회 운영 문제를 조명했다. 오모테나시는 일본이 강조해 온 '정성 어린 환대'를 뜻한다.

미쳤다! 엄지성(24, 스완지 시티)이 결승골로 한국축구를 살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30분 나고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이 터져 숙적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나오는 동안 게양되지 못한 태극기가 뒤늦게 게양되고 있다.      2026.10.03 /  soul1014@osen.co.kr

매체는 입국 관련 정보 시스템 장애와 숙박시설의 문제, 선수와 관계자들의 교통편 배정 실수가 개막 전부터 이어졌다고 전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다"라는 탄식도 나왔다고 소개했다. 다만 제목에 등장한 오모테나시에 대한 의문은 매체가 인용한 중국 언론의 비판이었다.
문제는 선수들이 경기력에 집중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부터 흔들렸다는 점이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컨테이너형 숙소에서는 장신 선수들이 다리를 편히 뻗기 어려운 침대와 누수 문제가 불거졌다. 축구대표팀을 태운 버스는 경기장이 아닌 야구장으로 향했다. 중국 남자체조 대표팀도 입국 후 등록·수송 관리 시스템 장애로 장시간 대기하는 불편을 겪었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부터 선수들이 체력과 시간을 소모해야 했다.
조직위원회의 해명도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더 다이제스트는 지난달 23일 조직위가 관계 사업자들과 협력해 대응하고 있다는 취지의 성명을 낸 뒤 온라인에서 비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사과가 아니라 반론인가", "이게 솔직히 어떤가"라는 반응이 소개됐다. 운영 문제에 대한 설명이 오히려 대응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개최 도시의 시장까지 사과에 나섰다.
대회 조직위원회 회장 대행을 맡고 있는 히로사와 이치로 나고야시장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국가를 잘못 재생하거나 선수 수송에 차질을 빚은 일을 두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남자하키 경기 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나온 사고도 지적했다.
히로사와 시장은 피해를 본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사과하고 운영상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적 오류와 각국 선수단과의 소통 부족도 인정했다.
15일 일본 나고야항 긴조 부두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단 숙소로 활용될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 290.2m, 11만4천500톤급의 대형 크루즈선으로, 1천500여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코스타 세레나호는 12일 부산항을 출발해 14일 일본 고베항을 거쳐 이날 새벽 나고야항에 입항했다. 앞으로 22일 동안 약 4천명의 선수단을 수용하며, 대회 조직위원회는 선수촌 신축 대신 기존 숙소와 크루즈선, 조립식 컨테이너 등을 활용해 선수단을 분산 수용한다.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단 숙소인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정박해 있다. 2026.09.20 / soul1014@osen.co.kr
대회 운영 구조 역시 부담을 키웠다. 이번 대회는 경비 절감을 위해 별도의 선수촌을 짓지 않고 호텔과 컨테이너형 숙박시설, 크루즈선 등에 선수와 관계자들을 분산 수용했다. 여러 숙소와 경기장을 연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송과 배정 문제가 반복됐다.
사과 이후에도 사고는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한국 축구가 새 역사를 쓴 시상식이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최초의 4연패를 달성했다.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듣는 순간, 게양대 가운데의 태극기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양옆의 일본과 중국 국기는 올라갔지만 한국 국기만 제때 올라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애국가가 끝날 무렵에야 태극기가 올라갔고, 한국 팬들의 야유가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미쳤다! 엄지성(24, 스완지 시티)이 결승골로 한국축구를 살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30분 나고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이 터져 숙적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지 못하고 있다.      2026.10.03 /  soul1014@osen.co.kr
한국 선수들은 게양대를 바라보며 당혹스러워했다. 엄지성은 태극기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 우승의 기쁨을 누려야 할 자리에서 국기 게양을 걱정하는 장면이 나왔다.
닛칸스포츠는 후속 보도에서 운영 담당자가 해당 사고에 대해 "상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회 막바지까지 기본적인 의전 절차에서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선수들은 메달을 위해 준비했다. 그러나 대회에 도착한 뒤에는 잠자리와 이동을 걱정했고, 정상에 오른 뒤에는 국기가 제대로 올라가는지 지켜봐야 했다. 개최 도시 시장의 사과까지 나온 대회에서, 한국 축구의 우승 시상식마저 운영 사고로 얼룩졌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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