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당연히 받아들일 일" 이강인은 '태극마크' 자부심 말했는데, 후배들은 ‘군 면제’부터...양민혁 발언·이기혁 환호·전역모 사진이 남긴 씁쓸함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04 15: 39

같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같은 병역 혜택이었다. 그러나 우승 뒤 꺼낸 말은 달랐다. 이강인(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우승한 자부심과 병역 의무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이야기했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대 안 갑니다"라는 말과 '전역모' 사진이 나왔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대회 최초의 4연패를 달성했다.
성과는 분명했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의 우승 이후 발언과 행동은 병역을 이행한 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3년 전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딴 이강인의 인터뷰와 비교하면 무엇을 우승의 의미로 내세웠는지 차이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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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승 자체를 바라보는 표현이다.
양민혁(20, 베스테를로)은 경기 후 메달을 받은 기분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축구에서는 보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이번에는 메달을 받아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이었다.
그는 "사실 이런 메달이나 트로피는 정말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저희가 보상받는 것은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사실 트로피나 메달에 있어서는 중요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미쳤다! 엄지성(24, 스완지 시티)이 결승골로 한국축구를 살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7시 30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결승전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이 터져 숙적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경기종료 후 양민혁이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6.10.03 /  soul1014@osen.co.kr
양민혁의 답변에서 가장 큰 보상은 병역 문제 해결이었다.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는 표현은 국가대표로 얻은 우승의 의미를 개인에게 돌아오는 혜택에 한정했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2-1로 꺾고 우승한 이강인의 설명은 달랐다.
당시 직접 만났던 이강인은 "목표였던 게 우승이었는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쁘다"라고 밝혔다. 동료와 코칭스태프, 한국에서 응원한 팬들과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우승 순간에 대해서는 "처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대표해서 우승한 것이기 때문에 너무 저한테는 특별하고 너무 좋은 추억일 것이다. 좋은 경험일 것이며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쪽은 병역 혜택을 위해 뛰었다고 설명했고, 다른 한쪽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처음 우승한 경험을 특별한 기억으로 꼽았다. 같은 금메달을 설명하면서 무엇을 중심에 놓았는지가 달랐다.
물론 메달에 관한 짧은 답변만 떼어놓으면 이강인 역시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금메달을 목에 건 느낌을 묻자 "무겁던데", "별로 다른 건 없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별도의 답변에서 대표팀 우승의 특별함을 분명하게 설명했다. 메달의 착용감에 대한 가벼운 소감과 우승의 가치를 병역 혜택으로 한정하는 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병역 문제를 대하는 표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이번 대표팀 주장 이기혁은 "금메달을 못 땄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입대가 9일 남아 있었다. 선수들에게도 군대 면제가 되게 중요한 대회였다. 현실적으로 코앞에 있었던 입대였다. 간절했고 절실했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짐을 덜어내 뜻깊다"라고 밝혔다.
이어 메달을 들어 올리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입대를 눈앞에 뒀던 선수의 안도감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 기쁨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군 복무를 마쳤거나 입대를 앞둔 이들에게 어떻게 들릴지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강인도 병역 혜택이 선수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해외와 국내에서 뛰는 선수 모두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더 편리한 것은 맞는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한민국 남자들이 가야 되는 거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이고 부담감도 없었다. 따로 저는 특별한 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병역 혜택의 현실적인 이점을 인정하면서도 병역 의무 자체는 당연히 받아들일 일로 설명했다. 입대하지 않게 된 기쁨을 강조한 이번 인터뷰와는 다른 태도였다.
인터뷰 밖에서 나온 행동도 논란을 키웠다. 박승수(20)는 경기 뒤 이른바 '전역모'를 쓴 기념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군 복무를 마친 이들의 전역을 상징하는 모자를 병역 혜택을 얻은 선수의 우승 기념에 사용한 것이다.
[사진] 박승수 개인 소셜 미디어
병역 혜택을 얻은 것과 군 복무를 마친 것은 다르다. 전역모를 활용한 사진은 그 차이를 가볍게 다뤘다는 인상을 남겼다. "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대 안 갑니다"라는 발언과 함께 받아들여지면서 비판이 커졌다.
이강인의 항저우 인터뷰에는 다른 종목 선수들을 향한 존중도 담겼다.
그는 "메달 못 딴 선수들도 지금까지 너무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했을 텐데 너무 멋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운동선수로서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설명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회인 만큼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메달을 얻지 못한 선수들의 노력까지 인정한 답변이었다. 우승과 그에 따른 혜택을 넘어 국가대표로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공유하는 가치에 관해 이야기했다.
양민혁 역시 자신을 믿어준 감독과 동료들에게 감사했고, 병역 문제를 해결한 만큼 유럽에서 더 오래 살아남고 좋은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의 인터뷰 전체를 병역 이야기만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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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문제의 표현은 남는다. 국가대표의 우승에는 개인의 경력뿐 아니라 팬들의 응원과 기대가 함께 담겨 있다. 병역 혜택을 기뻐하는 것과 메달의 의미를 낮추거나 전역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이를 기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3년 전 이강인은 병역 혜택의 이점을 인정하면서도 의무를 당연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우승한 경험을 특별하게 기억했고, 메달을 따지 못한 동료 선수들의 노력도 존중했다.
이번 대표팀도 같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이 우승 뒤 내놓은 말과 사진은 그 성취를 함께 기뻐해야 할 팬들에게 또 다른 감정을 남겼다. 금메달을 따낸 경기만큼, 국가대표로서 그 기쁨을 어떻게 설명하는지도 중요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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