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 때문에 실격' 정수진, 작심 발언 "지도자 말 믿었는데...구토하고 마리카락 자르고" 선수 부주의 아니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04 20: 12

"계체 대상이 아니라고 두 번이나 확인받았다." 단 100g을 초과해 첫 아시안게임 경기를 치르지 못한 정수진(20, 용인대)이 직접 입을 열었다. 개인의 체중 관리 부주의로 알려졌던 실격에 지도자들의 잘못된 안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수진은 4일 개인 소셜 미디어에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무분별한 비판과 비난에 대해 정확한 사실과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글을 쓴다"라고 밝혔다.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kg급 16강에서 무미노바(타지키스탄)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당일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넘겨 매트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 결과에는 실격을 뜻하는 'DSQ'가 남았다.

[사진] 정수진 / 대한체육회 제공

전날 공식 계체는 통과했다. 문제는 경기 당일 실시되는 무작위 계체였다. 여자 48kg급의 당일 허용 체중은 50.4kg이다. 정수진은 이를 100g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진이 공개한 경위는 단순한 체중 관리 실패와 달랐다.
그는 공식 계체를 통과한 뒤 경기 당일 아침까지 음식을 조절했고, 무작위 계체 추첨 전까지 허용 체중도 맞춰놓았다고 설명했다.
정수진에 따르면 감독과 코치는 추첨 결과를 확인한 뒤 같은 팀 남자 선수 한 명만 대상으로 뽑혔고, 정수진은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했다.
그는 혹시 몰라 다시 물었지만 같은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체중을 많이 감량했으니 천천히 식사하며 회복하라는 지도자들의 말을 믿고 첫 경기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정수진은 아침부터 식사하지 않은 채 몸을 풀고 있었기에 회복이 필요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죽 약 300g과 바나나 200g, 이온음료 600g 정도를 섭취했다고 적었다.
자신이 무작위 계체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계체 종료 15분 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때부터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속 뛰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체중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남은 시간 안에 기준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 100g 초과로 실격됐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은 상대와 겨뤄보기도 전에 끝났다.
정수진은 자신의 책임도 인정했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선수가 지도자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두 차례 확인한 안내를 믿고 경기 준비에 집중했던 과정도 함께 알려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사고 이후의 대응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수진은 지도자들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한국에 돌아가 책임지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자신 역시 남은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개인 부주의로 알려지면서 비난과 억측이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정수진은 대한유도회가 당시 경위를 바로 알리지 않고 개인의 부주의로 계체를 통과하지 못한 것처럼 취재진에 전달한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귀국하는 날 아침에는 감독에게 "이대로 마무리가 되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제 잘못이 없다는 걸 전하려는 게 아니다. 적어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전달됐으면 했다"라고 강조했다.
입장문에는 당시의 절박함도 담겼다. 마지막 15분 동안 울면서 구토하고 머리카락을 잘랐으며, 무릎을 꿇고 3분만 시간을 더 달라고 빌었다고 적었다.
정수진은 그동안 준비한 시간과 마지막 순간을 돌아보니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입장문을 공개하면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털어놨다.
그럼에도 계체 탈락 선수로 낙인찍힌 채 온전하지 않은 정신 상태로 운동을 계속하기보다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억울한 부분을 해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수진은 2024년과 2025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48kg급에서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11월 홍콩 아시안 오픈에서는 성인 국제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성인 무대에서 기량을 보여줄 기회였지만, 계체 실격으로 개인전 도전이 끝났다.
허용 체중을 넘겨 출전하지 못한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대상 여부를 누가 확인했고 어떤 안내가 전달됐는지에 따라 책임을 살펴보는 과정은 달라져야 한다.
OSEN DB
정수진의 입장문으로 실격 경위를 둘러싼 쟁점이 드러났다. 지도자들의 안내와 사고 이후 대응, 대한유도회의 설명 과정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해당 주장은 정수진이 밝힌 내용으로, 지도자와 유도회 측의 설명도 함께 확인돼야 한다.
정수진은 입장문 마지막에 국가대표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보여준 점을 사과했다. 다만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에 앞서, 첫 아시안게임의 기회를 잃게 된 과정도 있는 그대로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정수진 입장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입니다.
이번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계체 탈락에 관하여 무분별한 비판과 비난에 대해 정확한 사실과 입장을 말씀 드리고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저는 공식 계체를 힘들게 통과했고, 아침계체 기준인 50.4kg도 시합 당일아침까지 음식 조절을 하며 추첨시간 전까지 다 맞춰놓았습니다.
시합 당일 아침 계체 추첨 결과가 나왔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확인하신 후 같은 팀 남자 선수 한명만 걸렸다며 저는 계체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해 주셨습니다.
혹시나 해서 재차 확인을 위해 한번 더 여쭤봤으나 계체에 걸리지 않았다고, 체중을 많이 감량하였으니 얼른 천천히 밥 먹고 회복을 시키라는 말씀에 저는 그 말씀을 믿고 첫 경기를 준비하였습니다.
오픈 경기였고 아침부터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몸을 풀었기 때문에 첫 경기를 위해서는 빠른 회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략 죽300g, 바나나200g, 이온음료600g 정도를 섭취하고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침계체 종료 15분 전에 제가 계체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속 뛰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체중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 했으나 15분이 지났고 100g 오바로 맞추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간절히 준비하였던 인생의 첫 아시안 게임을 계체 탈락으로 마무리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시합을 뛰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거 처럼 선수가 지도자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시합 전까지 계속 몸을 풀면서 첫 경기를 준비하고자 했던 제 행동이 결과적으로 100g을 넘겨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어 너무 속상하고 아쉽습니다. 제가 가서 확인하지 못 한 제 잘못에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켜봐 주셨던 모든 분들께도 죄송하게만 느껴집니다.
이 일이 일어난 이후 지도자 선생님께서는 미안하다며 저한테 할 말이 없으시다며 한국 돌아가면 본인들이 책임 지겠다라는 말만 남기신 채 남은 선수들을 지도하기 바쁘셨고, 저 또한 저로 인해 남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았으면 하여 힘들게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한 유도회측에서는 이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고 그저 개인 부주의로 아침 계체를 탈락한 것이라는 식으로 기자분들께 말씀을 전하였는지 그로 인해서 저에 대한 비난과 무수히 많은 억측들이 끊이질 않아 제대로 된 사실을 전달하고자 하여 글을 쓰게 됐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오늘 아침 감독님께서는 저에게 이대로 마무리가 되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고 말하셨습니다.
제 잘못이 없다는걸 전하려는게 아닙니다. 적어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전달 되었으면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유도를 사랑하며 살았고 지금까지 흘린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며 노력했던 시간과 준비해 온 과정, 그리고 마지막 15분 동안 울면서 토하고, 잘려 나간 머리카락과 무릎을 꿇고 3분만 시간을 달라며빌었던 제 모습까지.
그 모든 순간을 돌아보니, 그토록 간절했던 제가 한없이 비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그동안의 과정과 제 입장을 직접 남기고자 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올리면 저는 더 이상 선수 생활을 못할 수도 있단 것을 인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국가망신 계체 탈락 선수로 낙인 찍히며 눈치보고 온전치 않은 정신 상태로 운동을 계속 이어가는 것 보단 제 입장을 확실히 밝히며 억울한 부분을 조금이라도 해명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국가대표로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점,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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