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위는 지켰다. 그러나 금메달은 44년 만에 가장 적었고, 일본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단체 구기종목의 선전에도 한국 스포츠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과 기초 종목에서 드러난 부진을 가리지는 못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4일 폐막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를 획득했다. 총 150개의 메달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대한체육회가 제시했던 목표는 금메달 40~45개였다. 한국은 목표 하한선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의 금메달 42개보다 3개 줄었고, 전체 메달도 당시 190개에서 40개 감소했다.

금메달 수만 보면 1982 뉴델리 대회의 28개 이후 최저다. 한국은 1986 서울 대회부터 2014 인천 대회까지 8차례 아시안게임에서 매번 5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 가운데 7차례 종합 2위에 올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 49개로 종합 3위에 밀려난 뒤 항저우 42개, 이번 대회 39개로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3개 대회 연속 종합 3위라는 순위보다 금메달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뼈아프다.
일본과의 격차도 커졌다. 항저우에서는 일본이 금메달 52개로 한국보다 10개 많았다. 전체 메달은 오히려 한국이 2개 더 따냈다.
이번에는 달랐다. 일본은 금메달 83개, 은메달 95개, 동메달 91개로 총 269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한국과 금메달 차이는 44개, 전체 메달 차이는 119개였다. 개최국의 이점을 고려하더라도 격차 확대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결과다.

전통적인 강세 종목부터 흔들렸다. 금메달 5개를 목표로 했던 양궁은 3개에 그쳤다.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따냈지만 금메달 5개를 가져간 인도에 종목 종합 1위를 내줬다.
이우석이 남자 리커브 개인전 우승으로 2관왕에 오르며 분전했다. 그러나 여자 리커브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통틀어 처음으로 금메달을 얻지 못했다. 한국 양궁의 확실한 우위를 기대했던 종목에서 빈손으로 물러났다.
태권도도 목표였던 금메달 4개를 채우지 못했다. 획득한 금메달 3개 중 2개는 품새에서 나왔다. 올림픽 정식 종목인 겨루기에서는 여자 67kg 초과급 송다빈의 금메달 하나에 그쳤다. 종주국이라는 이름만으로 경쟁력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여자 골프 역시 1990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 이후 처음으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
기초 종목의 부진도 이어졌다. 육상은 최병광의 하프마라톤 경보와 우상혁의 높이뛰기, 남자 400m 계주팀이 따낸 동메달 3개가 전부였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수영에서는 김영범이 남자 자유형 50m에서 따낸 금메달이 유일했다. 항저우에서 금메달 6개를 획득하며 기대를 키웠지만, 이번에는 금메달 4개라는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 대회 3관왕 김우민의 부상도 영향을 줬다.
반면 일본은 육상에서 금메달 10개, 수영 경영에서 7개를 가져갔다. 많은 메달이 걸린 기초 종목에서 벌어진 차이가 종합 성적의 격차로 이어졌다.
사격도 금메달 4개를 목표로 했지만 3개에 그쳤다. 배드민턴은 목표 3개 중 2개를 가져갔다. 금메달 2개를 기대했던 탁구는 동메달 3개에 머물렀고, 유도도 금메달 하나에 그쳤다. 세팍타크로와 우슈, 주짓수 등에서도 기대했던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펜싱은 오상욱의 2관왕을 앞세워 목표였던 금메달 4개를 채웠다. 한국 선수단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가져온 단일 종목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금메달 6개를 따내면서 한국의 5회 연속 펜싱 종합 우승은 무산됐다.
근대5종은 금메달 2개로 목표를 달성했다. 성승민은 한국 여자 개인전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다만 종목 종합 순위에서는 중국과 공동 1위였다.
반가운 성과도 있었다. 특히 단체 구기종목은 항저우보다 좋은 결과를 냈다.


e스포츠는 금메달 2개라는 목표를 완수했다. 요트와 카누에서도 금메달이 2개씩 나왔다. 테크볼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치러진 대회에서 이준석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스케이트보드 강준이도 금메달을 따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은 22개로 항저우의 20개보다 늘었다. 금메달을 따는 종목은 다양해졌지만, 강세 종목에서 여러 개를 확보하는 힘은 약해졌다. 새로운 종목의 성과가 기존 종목의 감소분을 모두 메우지는 못했다.
중국은 금메달 169개로 12회 연속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의 금메달을 합친 122개보다도 많았다.
일본은 하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 80개를 넘겼다. 1966 방콕 대회의 78개를 넘어 역대 최다 금메달을 기록했다. 육상과 유도, 사이클, 수영 경영, 레슬링 등에서 꾸준히 금메달을 쌓으며 한국과의 차이를 벌렸다.
한국의 결산에는 대회 운영 문제도 빠질 수 없었다. 숙소와 수송, 훈련 환경에서 사고가 반복됐고, 남자축구 우승 시상식에서는 태극기가 제때 올라가지 않았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나고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역대 가장 많이 항의한 대회"라고 돌아봤다. 이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내년 충청권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택수 국가대표선수촌장은 종목 구조 개편의 불리함 속에서도 메달 종목 다변화와 신규 종목 첫 금메달 등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운영 문제로 선수들이 불편을 겪은 것은 분명하다. 종목 구성과 개최국의 이점도 성적을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3개 대회 연속 이어진 금메달 감소와 전통 강세 종목의 부진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단체 구기종목의 우승과 새로운 종목의 금메달은 값진 성과다. 동시에 양궁과 태권도의 경쟁력 변화, 육상과 수영의 격차를 직시해야 한다. 종합 3위를 지켰다는 결과에 만족하기에는 한국 스포츠가 받아든 성적표의 과제가 너무 뚜렷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