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새다. 남자축구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자마자 일으킨 병역 특례 논란이 주목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6일(한국시간) "한국의 '금빛 소년(골든 보이)'들과 병역 이행을 둘러싼 소동"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한국 스포츠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른바 '군 면제' 발언 논란을 비꼬았다.
매체는 "필 옥스(미국의 저항가수)는 1965년 노래에서 일부 미국 젊은이들이 군 징집을 피하기 위해 때때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방법까지 동원했는지 자세히 묘사했다"라며 "옥스는 아마 한국에서 징집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스포츠를 정말 잘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을 것"이라며 우승 직후 나온 몇몇 한국 축구선수들의 경솔한 언행을 조명했다.
![[사진] 유튜브 '엠빅뉴스' 채널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8/202610081706772016_6ac757a76134f.png)
대표팀 주장 이기혁(강원FC)은 지난 3일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카메라를 향해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치며 활짝 웃었다. 아무리 9일 뒤 상무 입단이 기다리고 있는 극적인 상황이었다지만, 적절한 행동은 결코 아니었다.
![[사진] 박승수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8/202610081706772016_6ac757f3017b8.png)
여기에 마찬가지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양민혁과 박승수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양민혁은 "정말 저희가 보상받는 건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고, 박승수는 전역모를 착용한 기념사진을 올렸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가디언은 "이기혁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대표팀 주장 역할을 해낸 지 불과 몇 초 만에, 우승 덕분에 병역 의무를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자랑하고 싶은, 현명하지 못한 충동에 휩싸였다"라며 "이기혁과 함께 양민혁(토트넘), 박승수(뉴캐슬)도 분위기를 읽지 못한 듯한 축하에 동참했다"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이후 대중의 반발은 귀가 먹먹할 정도로 거셌다. 이런 행운을 누리지 못하는 대다수의 신체 건강한 한국 남성들과, 징병을 어떻게든 피해야 할 고난이 아니라 명예롭게 수행해야 할 의무로 바라보는 한국인들이 분노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세 선수는 모두 사과했다. 이기혁은 순간적인 흥분 속에서 경솔한 발언을 했다며 고개 숙였고, 양민혁도 자신의 발언이 병역 혜택만을 위해 뛰었다는 의미로 전달된 데 대해 사과했다. 박승수 역시 모자의 의미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가디언은 "이기혁은 이후 사과문에서 '그 순간의 행복과 아드레날린(원문에선 도파민), 흥분에 휩싸였다'며 풀이 죽은 듯 말했다. 그는 '현재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팬분들을 비롯해 진심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후폭풍은 이미 걷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을 쏟아내며 병역특례 제도 전면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방부도 이미 검토하고 있던 병역특례 축소·폐지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를 언급하며 "이 수비수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제는 50년 넘게 유지돼온 병역특례를 앞으로 다른 선수들이 활용할 기회까지 자신이 잠재적으로 망쳐버린 것은 아닌지 곱씹어야 할 수도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매체는 "이기혁의 경기 후 떠들썩한 자랑은 완전 폐지 방안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덕분에 그는 행운 뽑기 통 속에 숨어 있는 방울뱀만큼이나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실제로 정치권에서 불타오르는 여론을 등에 업고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상황. 가디언은 기사 말미에도 신랄한 독설을 곁들였다. 병역특례 대상 선수들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돼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과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이행해야 한다.
매체는 이 지점을 짚으며 "이들의 높은 인지도와 경솔했던 자랑을 감안하면, 이 신병들이 끝없이 쏟아지는 고함 섞인 명령과 연병장에서의 끝없는 행군, 그리고 화장실 청소 같은 업무를 유난히 많이 배정받는 상황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조롱 섞인 농담을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6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을 일률적으로 병역특례 혜택에서 제외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입상자에게 적용되는 기존 기준은 유지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만으로는 자동으로 편입 자격을 얻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뭉친 만큼 단순 법안 발의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병역특례 대상과 방식을 크게 손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역시 "(병역특례를) 당연히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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