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국제대회였던 '마스터스 산티아고' 정상에 오르며 정점을 찍었던 농심의 2026시즌 마무리는 너무나도 쓸쓸했다. 챔피언스 상하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지만, 아쉽게도 기복 문제에 시달리던 농심이 결국 천적 100 씨브즈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EWC 발로란트' 4강전 패배의 잔상을 지우지 못한 채 또다시 100T에게 무릎을 꿇은 완벽한 '용두사미' 엔딩이었다.
농심은 9일 중국 상하이 징안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6 발로란트 챔피언스 상하이’ 플레이오프 패자조 1라운드 100T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1-2(5-13, 13-9, 1-13)로 패했다. 이로써 농심의 상하이 여정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게 됐으며, VCT 퍼시픽의 자존심을 지킬 마지막 희망은 앞서 PRX를 꺾은 T1 단 한 팀만 남게 됐다.
출발부터 꼬였다. 1세트 '서밋'에서 농심은 100T의 전매특허 조합을 그대로 본뜬 '미러 픽' 카드를 꺼내 들며 정면 승부를 신청했다. 그러나 '원조'의 벽은 너무나도 높았다. 농심은 미러 픽에 대한 낮은 숙련도만 노출한 채 100T의 정교한 스킬 연계와 운영에 일방적으로 휘둘렸고, 어떠한 반격도 하지 못한 채 5-13으로 1세트를 허무하게 헌납했다.

벼랑 끝에 몰린 2세트 '선셋'에서는 반격의 불씨를 살렸다. 초반 상대의 기세에 밀리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Rb' 구상민과 '프란시스'의 눈부신 교전 활약이 터지며 전반전을 6-6 동점으로 맞췄다. 흐름을 탄 농심은 후반 피스톨 라운드를 챙긴 뒤 상대 '보라'의 극심한 부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후반 공격 라운드에서 단 3점만을 허용하는 폭발적인 화력으로 13-9 승리를 거둔 농심은 승부를 최종 3세트로 이끌었다.
운명의 3세트 전장 '어센트'에서 농심은 'GE(글로벌 이스포츠)식 조합'으로 승부수를 던졌으나, 도리어 올 시즌 EWC 4강에서 왜 100T에게 패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졸전으로 이어졌다. 100T의 단단한 체급과 교전, 완벽한 지역 점령 운영 앞에 농심의 변칙 카드는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기 내내 상대 템포에 이리저리 휘둘린 농심은 단 1라운드에 그친 채 1-13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패배를 확정 지었다.
마스터스 산티아고 우승이라는 화려한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대회 내내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던 농심. 천적 100T의 벽에 다시 가로막힌 농심의 2026년 상하이 도전기는 가장 아쉬운 모양새로 막을 내리게 됐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