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도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대표팀에서 선후배 사이를 잇는 중간다리 역할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이천수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지난 2일 열린 베네수엘라전을 되돌아봤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당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고전하며 0-0 무승부를 거뒀다. 직전 경기에서 우루과이에 1-4로 대패한 데 이어 또 한 번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선수단 분위기를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낸 건 김민재였다. 그는 후반 35분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모레노 감독과 강한 어조로 무언가 대화를 나눴다. 그러더니 벤치에 앉아 축구화를 강하게 내동댕이쳤다.
![[사진] 유튜브 채널 '리춘수'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0/202610102134778519_6aca3f8a00eac.png)
방송 인터뷰에서도 작심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재는 "솔직히 수비수들 보면 불쌍하다. 경기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워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런 경기면 7-0 승리든, 9-0 승리든 기쁘지 않을 거 같다"라며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개인이 빛나기보다 팀 전체가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야 팀 수준도 올라간다. 다 같이 머리 처박고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전 바로 다음 날 영상을 촬영한 이천수는 자신의 대표팀 생활을 되돌아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내가 대표팀 생활할 때는 중간 역할이 되게 중요했다. 형들을 무시하지 않고, 애들 까불지 않게 중간에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했다. 근데 그게 지금 깨졌지 않나"라고 짚었다.
이어 이천수는 "2002년 때는 워낙 어렸고, 2006년 때부터 내가 중간에서 밑에 애들이 까불지 못하게 했다. 형들을 무시하지 않고, 애들 까불지 않게 중간에서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되게 중요하다. 그런데 그게 지금 깨졌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경기 태도와 움직임 부족도 지적했다. 이천수는 "방송에서 '대가리를 처박는다'는 말을 잘 안 쓴다. 정신력도 있지만, 일단 뛰질 않는다. 전술이기 전에 움직임이 없다"며 "침투하는 애가 하나 없고, 90분 경기에 침투하는 장면이 한두 개밖에 안 나오는 경기가 어디 있나? 침투를 안 하면 어떻게 골을 넣을까?"라고 역설했다.
그는 "자기 자리에서 공 왔을 때만 차고, 주고 나면 가만히 서 있다. 어딘가 나가야 될 거 아닌가. 근데 가만히 있는데 무슨 축구를 하겠다는 건가? 이게 문제라는 것"이라며 "나가는 애 하나가 없다. 같이 올라가는 애들 자체가 없다"고 꼬집었다.
![[사진]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캡처.](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10/202610102134778519_6aca3f8d06e96.png)
김민재 인터뷰도 언급했다. 이천수는 "대표팀에 오면 당연히 머리를 처박고 경기를 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했다. 그럼 머리를 처박고 안 한 애가 있다는 거 아닌가? 나는 그게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그는 "이 인터뷰 내용의 첫마디도 너무 셌다. 민재 인터뷰도 너무 흥분돼 있고..."라며 "운동장 문제인지 운동장 외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운동에만 꽂혀 있던 애들이 다른 쪽 생각이 되게 많은 아이들처럼 보이는 게 난 좋지 않게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팀 내부 문제가 오래 이어져왔다는 진단이다. 이천수는 "카타르 (월드컵) 때부터 얘기가 나왔다. 두 번의 월드컵이 지나가면서도 계속 그 얘기가 있었다. 지금 북중미까지 이어지면 이건 벌써 5년 이상 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천수는 "나도 대표팀에서 그래도 한 10년 이상 했으니까 안다. 딱 보면 아직 'ING(진행형)'다. 내부 문제가 아직 융합이 안 되는 상황이 있긴 있는 것 같다"며 "우리도 선수들도 간절해야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잡음은 더욱 심해졌다. 경기 직후 이른바 '96 라인'으로 불리는 황희찬과 황인범, 김민재가 국가대표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
경기가 끝난 뒤 황인범이 피치 위에서 눈물을 흘리고, 동갑내기 3인방이 부둥켜 안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온갖 소문이 퍼졌다. 주장단을 비롯해 선수단 내부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대표팀 불화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황희찬과 황인범, 김민재는 라커룸에서 자정이 넘어서까지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과 면담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황인범은 은퇴 여부를 묻는 말에 "아니요"라고 짧게 답하며 부인했지만, 황희찬은 출국길에서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만 말했다. 감독 교체 이후에도 어수선한 분위기의 한국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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