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바라보는 현지 여론이 심상치 않다.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기대했던 타격 능력은 분명 보여줬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에 비해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급기야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SF 자이언츠 라운드테이블'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의 지난 두 시즌을 돌아보며 구단이 그의 잔류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정후는 KBO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MVP를 수상했고 공수에서 완성도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며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1억1300만 달러를 투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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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SF자이언츠 라운드테이블'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형편없는 선수였던 것은 아니다. 다만 적응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었고, 타석에서 우려스러울 만큼 심한 기복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이정후의 가장 큰 강점은 정교한 타격이다. KBO리그 시절부터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삼진을 좀처럼 당하지 않는 타격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투수 친화적인 오라클파크에서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보다 안정적인 타격 생산성을 발휘해 주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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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정후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준 시기도 있었다. 올 시즌 4월 10일부터 6월 23일까지 236타석에서 타율 3할6푼6리, 5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당시만 해도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이후 294타석에서 타율 2할2푼3리로 급격히 떨어졌다. 뜨거웠던 방망이가 식으면서 시즌 전체 성적도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정후는 2025년 4월 13일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두 달 동안 부진에 시달렸고 시즌 막판에야 타격감을 회복했다.
이 매체는 “팬들은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25년의 부진을 이해했다. 2026년에는 장기간의 슬럼프가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했지만 시즌 후반 다시 같은 문제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두 시즌 성적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이정후는 지난해 150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 8홈런, 55타점, 10도루, 출루율 0.327, 장타율 0.407, OPS 0.735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6리, 10홈런, 57타점, 12도루, 출루율 0.320, 장타율 0.404, OPS 0.724를 남겼다.
타율과 홈런, 타점은 소폭 상승했지만 출루율과 OPS는 오히려 떨어졌다. 매체는 이 같은 성적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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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연봉이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정후에게는 향후 3년간 6300만 달러 이상이 남아 있다. 2027년 연봉은 2325만 달러이며,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2050만 달러를 받는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단 사정까지 고려하면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100패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팀 LA 다저스에 35경기나 뒤졌다. 버스터 포지 야구 운영 부문 사장으로서는 전력 개편이 불가피하다.
특히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보강이 시급하다.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고액 연봉 선수들의 활용 방안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후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거론됐다.
'SF 자이언츠 라운드테이블'은 “포지는 이정후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샌프란시스코가 잔여 연봉 일부를 부담한다면 관심을 보일 구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레이드의 목적도 분명히 했다. 이정후를 보내면서 최대한 많은 유망주를 받아오는 것보다 외야 자리를 확보하고 연봉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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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외야수들의 성장도 이정후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망주 보 데이비드슨은 시즌 막판 빅리그에서 기회를 얻으며 미래 전력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조나 콕스와 터너 힐, 스콧 반두라, 빅터 베리코토 역시 올 시즌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이 매체는 이들이 이정후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생산성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후의 트레이드가 현실화된다면 젊은 외야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정후의 장점까지 부정한 것은 아니다. 이 매체는 이정후가 여전히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수비력, 메이저리그 경험을 갖춘 선수라고 인정했다. 다만 높은 몸값에 걸맞은 가치를 입증하려면 무엇보다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선택은 샌프란시스코의 몫이다. 이정후를 잔류시킨다면 한창 좋았을 때의 타격감을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반대로 트레이드를 선택한다면 투수진 보강을 위한 재정적 여유와 젊은 외야수들의 성장 기회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1억1300만 달러의 기대를 안고 태평양을 건넜던 이정후. 이제는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남은 63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계속할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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