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형진 논란에 이휘재 소환..한물 간 '꼰대 진행' 속, 유재석 롱런한 이유 [Oh!쎈 초점]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6.10.21 07: 58

 웃기려고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된다. 친분을 앞세운 농담이라도 상대를 깎아내리는 순간, 웃음은 불편함으로 바뀐다. 배우 공형진이 후배 차지연을 향한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과거 방송인 이휘재의 진행 방식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웃음을 만드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형진은 지난 17일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창사 70주년 극동방송 홈커밍데이' 특별공연에서 뮤지컬 배우 차지연과 함께 중간 진행을 맡았다.
문제는 두 사람이 무대에 오른 직후부터 불거졌다. 차지연이 "안녕하십니까, 선배님"이라며 인사하자 공형진은 "선배니까 다시 한 번 인사"라고 요구했다. 차지연은 다시 허리를 숙였고, 공형진은 이후에도 선배라는 위치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무대 뒤 화면에 차지연의 사진과 이름이 등장하자 "내 사진은 왜 없어? 내가 얘보다 훨씬 선배인데"라고 말하는가 하면, 진행 중에는 "너 왜 연기해? 평소처럼 해"라고 반말을 했다. 차지연이 노래를 부르자 "컷, 컷"을 외치며 흐름을 끊기도 했다.또한 차지연이 대사를 이어가자 "이게 원래 제 대사인데 얘가 지가 한 거야. 그런데 오늘 차지연이 주인공이니까 봐줄게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공형진으로서는 친분이 있는 후배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의도였을 수 있다. 그러나 공식 행사에서 동등한 진행자로 선 차지연에게 반복적으로 선배의 권위를 내세우고, 반말과 면박에 가까운 농담을 건네는 모습은 불편함을 남겼다.
논란이 확산하자 공형진 측은 결국 사과했다. 공형진 측은 "평소 친분이 있는 후배 배우 차지연에게 현장에서 긴장하지 말고 편안하게 함께하자는 취지로 말을 건넨 것"이라며 상대를 무안하게 하거나 불쾌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미 차지연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며 "친근한 분위기에서 건넨 말이라 하더라도 공적인 행사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공적인 언행에 더욱 신중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번 논란은 단순한 말실수를 넘어 방송가의 오래된 진행 방식까지 돌아보게 한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과거 이휘재의 진행 태도가 소환됐다. 이휘재 역시 과거 예능과 시상식 등에서 동료 연예인을 향한 짓궂은 농담과 독설로 무례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기 때문.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면박을 주는 상황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겼던 것이다.
물론 공형진과 이휘재의 개별적인 발언이나 당시 상황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다만 두 사람의 진행이 비교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상대방을 난처하게 만드는 상황 자체를 웃음의 장치로 활용한다는 공통점 때문.
한때 방송에서는 선배가 후배를 몰아붙이거나, 진행자가 출연자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방식이 예능적인 재미로 소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장면을 무조건 유쾌한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시청자들도 많아졌다. 친한 사이니까 괜찮다는 설명도 모든 것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사석에서 통하는 농담이 공식 무대에서도 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더욱이 상대방이 후배라는 이유로 웃어넘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과연 모두에게 즐거운 농담이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흐름에서 국민 MC 유재석의 진행 방식은 대조적인 사례로 떠오른다. 유재석 역시 출연자를 놀리고 짓궂은 농담을 던진다. 그러나 상대의 반응을 살피고, 불편해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분위기를 조율하며, 출연자가 가진 매력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진행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다. 핵심은 누군가를 놀리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그 농담이 상대와 함께 웃기 위한 것인지,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들기 위한 것인지에 있다.
진행자의 노련함은 자신의 연차나 권위를 드러내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함께 무대에 선 사람이 편안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돕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상대의 체면을 살리면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진행 실력이다.
이휘재는 최근 KBS2 '불후의 명곡' 녹화에 참여하며 약 4년 만에 방송 활동 재개에 나섰다. 그러나 복귀 소식과 함께 과거 방송 태도가 다시 언급되는 등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오랜 공백 이후에도 과거의 언행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방송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형진 역시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사과 이후다. 의도와 달리 불편함을 안겼다면, 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이해하고 달라진 방송 환경에 맞춰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웃음에도 시대의 변화가 있다. 선배라는 이유로 후배를 몰아붙이고, 상대를 깎아내리며 분위기를 띄우던 방식은 더 이상 당연한 예능 문법이 아니다. 누군가를 낮춰야만 만들어지는 웃음보다, 함께하는 사람을 빛나게 하는 웃음이 더 오래 남는다. 공형진의 '꼰대 진행' 논란이 이휘재의 과거까지 소환한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이제 방송인에게 필요한 것은 연차나 인지도를 앞세운 권위가 아니라, 웃음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감각과 상대를 존중하는데에 있다./ssu08185@osen.co.kr
[사진] OSEN DB,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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