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입어주세요".
KIA 타이거즈 슈퍼스타 김도영(23)이 야구장을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드레스코드를 맞춰달라는 말에 팬들은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준플레이오프 관중석을 가득메웠다. 그 붉은 물결은 플레이오프까지 휘감을 전망이다. 2026 가을을 지배하는 김도영 신드롬이다.
슈퍼스타는 지난 17일 광주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이끄는 멀티홈런을 터트렸다. 방송사와의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오늘 응원 대단했습니다. (내일부터) 드레스코드 맞춰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이색 발언을 했다.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때 옷색깔을 통일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한마디에 팬들은 타이거즈 고유의 빨강으로 반응했다. 드레스코드를 언급한 인터뷰 쇼츠영상에 올린 팬들의 반응도 재미있다. "울 도영이가 하라믄 해야제", "빨간색 입어야 홈런친다", "빨강이 없으면 빨간 내복이라도 입고 가자"는 등 기발한 댓글들이 달렸다. 다만, 제대로 퍼지지 않았는지 2차전이 열린 챔피언스필드 관중석은 빨간색이 절반 정도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김도영은 홈런을 터트리지 못했다. 안타도 없었다. 물론 득점에는 관여했다. 1회 1사1루에서 고의성 볼넷을 얻어 5득점 빅이닝의 발판을 놓았다. 7회 무사2루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주자를 3루로 보냈다. 추가점을 뽑는 나성범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도록 도왔다. 팀은 2연승을 거두었다.

김도영의 홈런이 터지지 않자 팬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무대를 잠실야구장으로 옮긴 20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KIA측 관중석은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홈플레이트 기준으로 잠실구장의 절반을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였다. 거의 모든 팬들이 빨간색 상의를 입었다. 굳이 유니폼이 아니어도 빨강 계열의 옷이었다.
이런 팬들의 기운을 받았는지 김도영은 2회 1사 만루에서 7-0으로 달아나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그것도 센터 최상단에 떨어지는 145m짜리 초대형 홈런이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장거리 타이기록이자 최연소 만루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KIA는 승기를 쥐었고, 준플레이오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경기후 김도영은 "드레스코드를 맞춰주신 팬들이 너무 감사했다. (17일 경기에서) 홈런을 때리고 인터뷰에서 말씀드렸는데 이야기 들어주어서 감사했다. 그 힘들이 모여서 감사했다"면서 "끝까지 입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방긋 웃었다. 이번 가을 끝까지 드레스코드를 맞춰달라는 부탁이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도 빨간색으로 물들일 전망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빨간색 유니폼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홈경기 일요일마다 입는 검빨 유니폼 상의는 절대적 인기이다. 26일부터 1~2차전이 열리는 대구삼성라이온스파크는 삼성의 파랑이과 KIA 빨강의 드레스코드 전쟁도 벌어질 전망이다. 김도영 신드롬이 색다른 가을을 만들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