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5년 전 올림픽에서 한국야구를 울렸던 투수가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탬파베이 레이스 우완 닉 마르티네스(36)가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기나긴 여정이 있었다.
탬파베이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26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마르티네스를 지난 23일 발표했다. 에이스 드류 라스무센은 5일 휴식을 갖고 2차전 선발로 나선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라스무센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는 것을 우선시했다”며 “마르티네스가 던지면 우리는 이긴다. 1차전 선발 공을 그에게 넘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탬파베이와 1년 13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마르티네스는 31경기(180이닝) 15승6패 평균자책점 3.10 탈삼진 109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첫 올스타에 선정됐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승(5⅓이닝 1실점)을 거두는 등 가을야구에도 호투하며 1차전 선발로 나서도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사진] 탬파베이 닉 마르티네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3/202610231338777401_6adb3e85983de.jpg)
![[사진] 탬파베이 닉 마르티네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3/202610231338777401_6adb3e8645235.jpg)
만 36세79일의 나이로 월드시리즈에 데뷔하는 마르티네스는 지난 2004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 선발 맞대결을 펼친 보스턴 레드삭스 팀 웨이크필드(38세8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디 윌리엄스(38세65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나이에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가 됐다. 지난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12년 만으로 그 사이 일본에서 보낸 4년의 시간이 있었다.
마르티네스는 23일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 2018~2021년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몸담은 경험을 떠올리며 “일본에 갔던 첫 해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했다. 그때 난 기술을 갈고닦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던 시기였는데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있어 훌륭한 발판이 됐다”며 “이후 올림픽에서도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던졌다. 2022년 미국으로 돌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까지 갔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에서 다시 가을야구를 조금 맛봤고, 이제 월드시리즈에 왔다. 그 모든 경험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는 데 디딤돌이 됐다”고 되돌아봤다.
텍사스에서 별 볼 일 없는 투수였던 마르티네스는 일본에서 커리어 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미국대표팀으로 나서며 큰 경기 경험도 쌓았다. 조별리그 한국전 5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 선발승을 거뒀고, 일본과의 결승전에선 타선 지원을 받지 패전을 안았지만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조별리그에서 미국 투수 닉 마르티네스가 한국을 상대로 투구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3/202610231338777401_6adb3e86aafc9.jpg)
그해 시즌을 마치고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유턴에 성공한 마르티네스는 당시 영어로 쓴 자필 편지를 통해 “처음 일본에 왔을 때는 야구 열정을 잃은 상태였다. 일본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동료 및 상대 선수들로부터 자극을 받으며 야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찾을 수 있었다”며 일본야구에 진심을 전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복귀 후 샌디에이고, 신시내티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한 마르티네스는 올해 탬파베이에서 선발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가치를 높였다. 그는 “탬파베이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데 있어 정평이 나 있다. 그들은 투명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선수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히 전달하고, 그 수준에 도달하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덕분에 선수는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며 탬파베이가 남다른 비결을 밝혔다.
탬파베이 선수들 사이에서 ‘프레지던트’라고 불릴 만큼 클럽하우스 존재감이 큰 마르티네스는 시즌 내내 원정을 갈 때마다 그곳에서 선수단 회식을 주도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월드시리즈를 앞두고도 밀워키의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회식을 주최한 마르티네스는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게 중요하다. 경기장 밖에서 형성된 유대감이 경기장 안에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녁 자리를 만들 때마다 참석률이 엄청나게 높다. 그게 우리 선수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에너지로 먹고사는 팀이다. 에너지를 끌어올리면 상대가 정말로 이기기 어려운 팀이 된다. 월드시리즈라는 무대 자체가 최상의 에너지를 끌어낼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탬파베이 닉 마르티네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3/202610231338777401_6adb3e8731cdb.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