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류지현 감독의 새 출발과 함께 정은원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한때 2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정은원이 다시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감독의 기대도, 선수 본인의 각오도 남다르다.
류지현 신임 감독이 부임한 한화는 현재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이다. 젊은 선수들은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한화는 곧 대전조와 미야자키조의 훈련을 끝내고 참가 선수들을 추린 뒤 오는 30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돌입한다. 새 시즌 전력 구상을 위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한화 선수들을 지도한 류지현 감독은 벌써 내년 시즌 반등 가능성을 확인한 선수도 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정은원이다. 류지현 감독은 정은원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한다면, 좋았을 때의 모습을 다시 찾아낼 수도 있겠다는 희망적인 모습들이 내 눈에 보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코치들과 얘기를 했을 때 정은원의 장점인 선구안은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고,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확신이 조금 없었는데, 감각을 찾을 수 있겠다고 봤다"며 "경기 감각도 약간 떨어져 있었는데, 캠프에 가서 타격이나 수비나 더 붙어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주자는 방향으로 설정을 했다"고 전했다.
이 얘기를 전해 들은 정은원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나에게는 내년이 정말 중요하다. 기회를 받기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하고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조금 더 나아가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얘기했다.

2018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은원은 1군 통산 747경기 637안타 32홈런 230타점 356득점 타율 0.257을 기록했다. 빼어난 선구안을 앞세워 2021시즌 140안타 105볼넷 6홈런 39타점 85득점 타율 0.283의 성적을 남기며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22시즌에도 85볼넷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2024시즌을 마치고 상무야구단에 입대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6월 전역한 정은원은 올해 1군 경기에서는 25경기에 나서 타율 2할1푼6리(51타수 11안타) 1홈런 2타점 7득점을 기록했다.
정은원은 "군대에 가기 전에 1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는데, 상무에서도 '2군에서도 이렇게 못하면 안 되는데' 이렇게 나에게서 문제를 찾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겉돌았던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 전역하고 1군에서 벽을 좀 느꼈다. 내가 군대 가기 전 느꼈던 1군과는 진짜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동안은 '내 컨디션만 돌아오면 다시 잘할 수 있다' 이런 생각으로 준비를 해왔는데, 나도 더 변해야 하고,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의 내 것만으로는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내 그는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까 오히려 어떤 걸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발전을 해야겠다는 길이 보인 한 해였다. 기대하셨던 팬들에게 보여드린 모습에 대해서는 너무 죄송하지만, 이런 계기로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은원은 "사실 과거를 비워내는 게 힘든 일이더라. 안 풀릴 때 '그때는 이렇게 했었지' 하면서 좋았던 기억을 생각하게 된다. 그걸 떨쳐내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 '리셋'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과거의 내가 했던 것들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류지현 감독의 부임과 함께 정은원도 부활을 꿈꾼다. 정은원은 "수비적인 부분에서 감독님이 피드백을 많이 해주신다. 감독님과 하면 수비가 정말 많이 늘겠다는 생각이 꾸준히 든다. 사실 프로에 와서 내가 이렇게까지 기본기를 섬세하게 했던 적이 있을까 돌아보게 되기도 했다"면서 "어떻게 보면 지금 내 야구 인생에서 제일 필요한 부분들이지 않을까 하는데, 그래서 잘 맞는 것 같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은원은 "내가 못하는 것도 마음이 아픈 거지만, 사실 우리 팀에서 공백이라고 얘기하는 1번타자나, 2루수나 '나만 잘하면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속상하기도 했다. 팬분들과 팀에 내가 채워주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있다"고 얘기했다.
그는 "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다음 시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내년에는 못하면 그만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각오로 준비하고 있고,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새 감독님이 오시면서 또 새로운 시작인데, 그런 마음가짐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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