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지만 경기가 뛰고 싶다" 안세영의 안타까운 투혼...아시안게임→덴마크→프랑스, 끝없는 강행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24 09: 37

이겨도 걱정이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세영(24, 삼성생명)이 또 한 번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후 털어놓은 몸 상태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아킬레스건 통증을 안고 경기를 이어가고 있는 안세영은 "많이 힘들다"면서도 배드민턴을 향한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그랑 파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슈퍼 750) 여자 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10위 한웨(중국)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꺾었다.
경기 시간은 단 36분이었다. 안세영은 중국 여자 단식의 강자로 꼽히는 한웨를 상대로 두 게임 모두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또 하나의 배드민턴 역사가 탄생했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최초의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2연패라는 대업을 이뤘다.안세영은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 체육관에서 열린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3위)를 2-0(21-17 21-9)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결승전마저 휴식시간 총 52분 만에 2-0 완승으로 끝내며 '퍼펙트 우승'을 완성했다.금메달 달성 후 안세영이 포효하고 있다.   2026.09.29 / soul1014@osen.co.kr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시즌 전적을 64승 1패로 늘렸다. 승률은 98.46%에 달한다. 연승 기록도 48경기까지 늘어났다. 지난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프랑스 오픈 3연패를 향한 도전도 이어가게 됐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부터 한웨를 몰아붙였다. 11-4로 앞선 채 인터벌에 돌입했고, 이후에도 격차를 벌리며 16-7까지 달아났다.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장악한 안세영은 21-13으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에서는 잠시 위기가 찾아왔다. 한웨의 반격에 6-10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안세영은 연속 득점으로 10-10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흐름을 뒤집었다. 결국 21-16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웨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경기 후 안세영이 전한 이야기는 승리의 기쁨보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안세영은 한웨와의 8강전을 마친 뒤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몸 상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임하려고 하는데, 많이 힘들기는 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경기를 너무나도 뛰고 싶고, 좋은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라고 강조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에 관한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안세영은 "나쁘지 않다. 일단 참을 수 있는 정도이기에 경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통증을 '참을 수 있는 정도'라고 표현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남는다.
실제로 안세영은 최근 부상 위험 속에서도 대회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상대하던 도중 코트에서 미끄러지며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당시 안세영은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경기를 끝까지 치렀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우승의 기쁨을 누릴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곧바로 프랑스로 이동해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했다.
프랑스 오픈을 앞두고도 통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안세영은 앞서 "아직 불편함은 남아 있지만 엄청난 고통은 아니다. 많이 불편하고 당기는 느낌이 있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덴마크 오픈 결승 당시 미끄러운 코트를 닦아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코트가 미끄러운 문제는 선수의 부상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심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부상 위험과 관련해서는 보다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쉴 틈 없는 일정이다. 안세영은 지난달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후 덴마크 오픈에 출전해 정상에 올랐고, 곧바로 프랑스 오픈까지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수년 동안 세계 정상급 경기력을 유지하며 수많은 대회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다른 선수보다 많은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세영도 피로를 감추지 않았다. 프랑스 오픈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한웨와의 경기를 돌아보며 "2게임에서는 정말 피곤했다. 너무 많은 대회에 출전했고, 많은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피로가 컸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이 최근의 강행군을 얼마나 힘겹게 버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경기장에 들어서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안세영은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경기를 끝내는 것은 체력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기 시간이 짧다고 해서 부상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안세영은 프랑스 오픈 첫 경기 이후에도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치지 않고 끝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승리보다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가운데 안세영은 경기장 안팎에서 또 한 번 박수를 받았다. 한웨와의 8강전이 끝난 뒤 안세영은 상대 선수와 함께 코트에 서서 엄지를 치켜들었다. 한웨 역시 미소로 화답하며 함께 세리머니를 펼쳤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이를 지켜본 BWF 중계진도 안세영을 칭찬했다. 영국 국가대표 출신 해설가 질리언 클라크는 "정말 보기 좋은 장면이다. 이것이 안세영이 가장 인기 있는 선수인 이유다. 자신이 이뤄낸 성과에 비해 정말 겸손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클라크와 안세영의 인연도 특별하다. 안세영이 17세였던 2019년 프랑스 오픈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을 당시 클라크는 "별이 태어났다(A star is born)"는 말로 어린 선수의 등장을 알렸다.
7년이 흐른 지금 안세영은 실제로 세계 배드민턴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019년과 2024년, 2025년에 이어 올해 통산 네 번째 프랑스 오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준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9위 오쿠하라 노조미(일본)다. 안세영은 오쿠하라와의 역대 맞대결에서 6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 덴마크 오픈 준결승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나는 상대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시즌 10번째 개인전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5개 대회 연속 우승과 프랑스 오픈 3연패라는 기록도 함께 따라온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승 횟수만이 아니다. 48연승, 시즌 64승 1패라는 기록은 안세영이 얼마나 압도적인 선수인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이 기록을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경기를 치렀는지도 돌아보게 한다.
안세영은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아킬레스건 통증도 아직 남아 있다. 그런데도 그는 경기를 뛰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승리를 거듭하고 있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는 것만큼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도록 몸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안세영의 도전은 계속된다. 다만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는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만큼이나 그가 건강하게 대회를 마칠 수 있을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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