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세계랭킹 1위인데 우승은 없다...서승재-김원호, 이번엔 8강 탈락 굴욕→0-2 완패, 9개 대회째 무관 '충격'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24 11: 08

세계랭킹은 여전히 1위다. 그런데 우승 소식은 안 들린지 오래됐다.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간판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 조가 또다시 우승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2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그랑 파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슈퍼 750) 남자복식 8강에서 말레이시아의 고 제 페이-누르 이즈딘 조(세계랭킹 5위)에 게임 스코어 0-2(15-21, 18-21)로 패했다.
경기 시간은 36분에 불과했다. 세계랭킹 1위라는 이름이 무색한 패배였다.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원호(왼쪽)와 서승재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25 /cej@osen.co.kr

상대의 빠르고 정확한 네트 플레이에 고전했다. 첫 게임을 15-21로 내준 서승재-김원호 조는 2게임에서 반격을 시도했지만 끝내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는 상대의 스매시가 네트에 맞고 넘어오는 불운까지 겹쳤다.
결국 18-21로 2게임마저 내주면서 그대로 대회를 마쳤다.
일주일 전 덴마크 오픈에서도 준결승 탈락에 그쳤던 서승재-김원호 조다.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는 한 단계 더 일찍 짐을 쌌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결과가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는 점이다.
벌써 9개 대회 연속 우승 실패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지난해만 해도 세계 남자복식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2025년 초 다시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첫 대회였던 말레이시아 오픈부터 정상에 올랐다. 이후 전영 오픈과 인도네시아 오픈, 세계선수권대회, 프랑스 오픈,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등 굵직한 대회를 휩쓸었다.
지난해에만 무려 11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차지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올해 초까지는 기세가 이어졌다. 말레이시아 오픈과 전영 오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싱가포르 오픈 준결승에서 인도의 사트윅사이라즈 란키레디-치라그 세티 조에 0-2로 패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오픈 준결승에서는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 자신들을 탈락시킨 고 제 페이-누르 이즈딘 조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에도 우승은 없었다. 7월 일본 오픈과 중국 오픈에서는 연달아 결승에 올랐지만 두 차례 모두 인도네시아의 파자르 알피안-무함마드 피크리 조에 패했다. 결승 무대까지 올라가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소 위 익-아론 치아 조에 준결승에서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9월에는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중국 마스터즈에서는 당시 세계랭킹 59위였던 인도네시아의 레오 카르다노-다니엘 마르틴 조에 1회전부터 0-2로 패했다. 세계랭킹 1위가 첫 경기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카르다노-마르틴 조를 다시 만났지만 또다시 0-2로 패했다. 같은 상대에게 연달아 무릎을 꿇은 것이다.
지난 17일 덴마크 오픈 준결승에서는 소 위 익-아론 치아 조에 0-2로 패했다. 이어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도 말레이시아 조를 넘지 못하면서 9개 대회 연속 무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단순히 우승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이 문제는 아니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최근 9개 대회에서 준우승 2차례, 3위 5차례를 기록했다. 성적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갈 만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우승을 다투는 중요한 순간마다 같은 유형의 상대에게 반복적으로 패한다는 점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약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조를 상대로 잇달아 패하면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빠른 네트 플레이와 변칙적인 공격, 순간적인 속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흥미로운 점은 같은 기간 중국과 일본 선수들을 상대로는 전승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세계랭킹 1위에 걸맞은 경쟁력은 여전히 갖추고 있지만, 특정 상대를 만나면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프랑스 오픈 8강전도 마찬가지였다. 고 제 페이-누르 이즈딘 조는 이미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서승재-김원호 조를 꺾었던 상대다.
약 4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36분 만에 두 게임을 내주면서 완패했다.
세계랭킹 1위라는 위치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세계랭킹 1위라고 해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자복식은 정상급 선수들 사이의 실력 차가 크지 않고, 상대의 전술이나 당일 경기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11개 대회를 제패했던 조합이 올해는 9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일시적 부진으로만 넘기기에는 무관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더욱이 패배를 안긴 상대들이 반복해서 등장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것과 주요 경쟁자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10월 4일까지 45개국·난민팀 등 1만여 명의 선수단이 469개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41개 종목에 1,051명의 선수를 파견해 금메달 40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배드민턴 김원호, 서승재가 입국장을 나가고 있다. 2026.09.30 /sunday@osen.co.kr
서승재-김원호 조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도 한국 배드민턴의 주요 메달 후보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금메달 도전을 낙관하기 어렵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세계랭킹 1위라는 숫자를 지키는 일이 아니다. 반복되는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자신들을 공략하는 경쟁자들에게 새로운 해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무대를 휩쓸었던 서승재-김원호 조다. 여전히 세계랭킹 1위지만 최근 성적은 그 위상에 걸맞지 않다.
9개 대회 연속 우승 실패. 이제는 순위보다 결과로 다시 증명해야 할 때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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