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메이저리그 최고 잔치인 월드시리즈에서 노사 갈등의 전운이 뒤덮였다. 새 노사단체협약(CBA)을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샐러리캡을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녀서도 강경 발언을 내놓으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12월2일 현행 CBA가 만료되면 메이저리그는 직장 폐쇄에 돌입할 게 유력하다. 연봉 총액 상한제인 샐러리캡 도입을 두고 노사 양측이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린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현장은 노사 갈등의 장으로 변했다.
지난 2년간 LA 다저스가 막대한 자금력으로 스타 선수들을 줄이어 영입하고, 월드시리즈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MLB 사무국과 구단주들의 샐러리캡 도입에 힘이 실렸지만 이번 월드시리즈 매치업은 정반대로 나왔다. 큰돈을 쓰지 않은 ‘스몰마켓’ 밀워키와 탬파베이가 나란히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면서 경쟁 균형을 강조해온 사측의 주장이 약화됐다.
![[사진] 밀워키 트레버 메길이 월드시리즈 1차전 9회 경기를 마무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4/202610241610779888_6adc88fb98b4c.jpg)
하지만 만프레드 커미녀서는 밀워키가 44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한 게 오히려 샐러리캡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디애슬레틱’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일부 스몰마켓 팀들이 꾸준히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한 게 얼마나 많은 것을 놓쳤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밀워키는 오랫동안 훌륭하게 운영된 구단인데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40년이 걸렸다. 40년에 한 번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경제적 차이가 결과를 완벽하게 결정한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데이터를 보면 빅마켓 팀들은 포스트시즌 진출과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는 데 있어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단 한 해가 아니라 지난 20년간 결과를 보면 시장 규모와 팀 연봉 총액,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과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갈 가능성 사이에는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구단주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전례 없는 수준의 의견 일치가 이뤄져 있다”며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중 메이저리그에만 없는 샐러리캡을 이번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RSN) 붕괴로 TV 중계권 수익 편차가 커지면서 빅마켓과 스몰마켓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진]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4/202610241610779888_6adc88fc08864.jpg)
하지만 선수노조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 단순 샐러리캡의 문제가 아니다. FA 선수의 계약 기간을 최대 5년(원소속팀과 재계약시 최대 6년), 액수를 팀 연봉 총액의 최대 15%로 상한선을 두는 변경안은 선수들의 몸값을 제한하며 시장을 축소하는 ‘악법’이라고 맞선다.
브루스 마이어 선수노조 임시 사무총장은 “샐러리캡은 경쟁의 정반대다. 구단들에게 ‘치열하게 경쟁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샐러리캡을 원하는 구단주들의 주장을 명백히 약화시키는 결과다. 경쟁 균형은 그들이 샐러리캡을 원하는 진짜 이유가 아니다. 더 많은 수익을 내고, 구단 가치를 높이려는 구단주들의 욕구에 관한 문제다. 나머지는 모두 허울뿐인 쇼”라며 구단주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밀워키나 탬파베이처럼 경쟁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밀워키와 탬파베이가 더 많은 돈을 투자했다면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뒀을 것이다. 탬파베이가 어느 시점이든 FA를 영입했다면 월드시리즈 우승을 몇 차례 했을 것이다”며 스몰마켓 팀들도 더 큰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월드시리즈 1차전 9회 탬파베이 주니어 카미네로와 밀워키 선수들이 비디오 판독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4/202610241610779888_6adc88fc60107.jpg)
선수들도 수위 높은 발언으로 샐러리캡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밀워키 마무리투수 트레버 메길은 사측 주장에 “전부 다 헛소리다. 월드시리즈 진출에 엄청난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요한 사람들만 있으면 된다. 샐러리캡 상한선도, 하한선도 필요 없다. 샐러리캡은 절대 없다”며 결사 반대했다. 탬파베이 에이스 드류 라스무센은 “대부분 선수들이 샐러리캡은 나쁘다고 말할 것이다”고 말했고, 밀워키 주장 크리스티안 옐리치도 “그 어떤 선수도 샐러리캡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고 거들었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내년 시즌 정상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2021년 시즌 후 이뤄진 직장 폐쇄는 2022년 3월 중순까지 99일간 계속됐고, 스프링 트레이닝이 3주 넘게 미뤄지며 시즌 개막도 일주일 연기됐다. 162경기 체제는 유지됐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 1994년 8월부터 1995년 4월까지 역대 최장 232일간 이어진 선수노조 파업으로 1994년 포스트시즌과 월드시리즈가 취소되고, 1995년 시즌이 144경기로 축소되는 후폭풍이 있었는데 그때와 같은 파행이 일어날 수 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경기가 취소되길 바라는 팬은 없다. 우리도 경기를 취소하고 싶지 않다”며 시즌이 축소되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밀워키의 선수노조 대표인 핵심 불펜투수 애런 애쉬비는 “선수들은 샐러리캡을 막기 위해 필요한 만큼 최대한 오래 버틸 것이다. 오프시즌이 길어지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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