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간절하게 기다렸던 가을무대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개인 한 시즌 최다인 35세이브를 거두며 팀의 정규시즌 2위에 힘을 보탰지만 정작 한국시리즈 진출을 다투는 중요한 무대에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김재윤의 아내도 SNS를 통해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가족 모두가 플레이오프를 손꼽아 기다렸던 만큼 아쉬움이 컸다. 특히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드러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재윤은 올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7승 5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고, 이 부문 리그 1위에 오르며 데뷔 첫 타이틀을 차지했다.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과정에서 김재윤의 역할은 컸다. 접전 상황마다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켰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투진의 중심을 잡았다.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하며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상이 찾아왔다.
김재윤은 지난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 번째 자체 평가전 등판을 준비하다 오른쪽 전거근에 통증을 느꼈다. 정밀 검진 결과 근육 및 근막 손상이 확인됐다.
구단 관계자는 “근막을 따라 출혈이 있으며 그레이드 1 손상에 해당한다는 소견이다. 약 2주간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이 시즌 막판 광배근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을 취했는데 이번에는 위쪽 연결 부위가 손상됐다. 최소 2주간 쉬어야 하는 만큼 포스트시즌 출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삼성은 불펜 운용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박진만 감독은 “세이브 상황에서 특정 선수를 정해놓기보다 경기 흐름에 따라 필승조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윤의 아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 누구보다도 우리 가족 모두 플레이오프를 기다렸는데 너무 아쉽고 마음이 아프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끝까지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에 눈물이 나지만 삼촌들이 아빠 몫까지 잘해주실 거 알기 때문에 우리 가족도 야구장에서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족의 아쉬움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김재윤 역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는 게 누구보다 속상할 것이다.
그러나 미안해할 이유는 없다. 삼성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재윤의 활약도 컸다. 승리가 절실했던 순간마다 뒷문을 책임졌고, 그 하나하나의 결과가 모여 지금의 순위를 만들었다.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여도 빼놓을 수 없다.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인성을 겸비한 김재윤은 베테랑으로서 계투진의 분위기를 이끌며 젊은 투수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도 그의 역할이 분명히 컸다.
물론 김재윤의 이탈은 아쉽다. 단기전에서는 한 점 차 승부가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고, 확실한 마무리 투수의 존재는 그만큼 중요하다. 그렇다고 삼성의 가을야구가 김재윤 한 명의 부상으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제 남은 선수들이 힘을 모을 차례다. 박진만 감독의 구상대로 필승조가 상황에 맞게 역할을 나눠 맡고, 타선이 충분한 득점으로 뒷받침한다면 불펜의 부담도 덜 수 있다. 세이브 상황이 필요 없을 만큼 넉넉한 점수 차로 승리하면 최상의 시나리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가을야구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부상 변수와 마주했다. 그때마다 남은 선수들이 서로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재윤 역시 비록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동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건네고, 선수들을 격려하는 것 또한 베테랑의 역할이다.
김재윤이 정규시즌 내내 지켜낸 승리를 이제는 동료들이 이어갈 차례다. 삼성이 가을무대에서 더 높은 곳에 오른다면 그 기쁨은 김재윤과 가족들에게도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김재윤의 35세이브는 이미 삼성의 올 시즌에 큰 힘이 됐다. 부상으로 잠시 멈춰 섰다고 해서 그 가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