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의 황금기를 이끈 사나이' 올림픽 金 3개-아시안게임 金 6개...구본길, 25년 영광의 여정 마침표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25 14: 23

올림픽 금메달 3개, 아시안게임 금메달 6개. 한국 펜싱 역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구본길(37)이 25년간 이어온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구본길은 24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25년간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라며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구본길은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SK텔레콤 그랑프리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이후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 부산광역시청 소속으로 출전해 남자 일반부 개인전과 단체전을 소화했다. 이 대회가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였다.

구본길은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2008년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무려 18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볐다. 개인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개인 기량에서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았다.
가장 빛나는 업적은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다.
구본길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사브르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한국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를 이끌었다.
아시안게임에서 남긴 기록 역시 독보적이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남자 사브르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단체전에서도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개인전 금메달 3개와 단체전 금메달 3개를 더해 아시안게임에서만 총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선수의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구본길은 남현희(펜싱), 박태환(수영), 서정균(승마), 양창훈(양궁), 류서연(볼링)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 금메달 4개를 따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7개, 단체전 10개를 포함해 무려 17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화려한 기록을 뒤로하고 검을 내려놓은 구본길은 지난 25년을 돌아보며 진심을 전했다.
그는 "국가대표로 지낸 시간만도 18년이다. 치열하게 훈련했던 날들, 때로는 버겁고 막막했던 순간들, 그리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찼던 환희가 차례로 떠오른다"라고 적었다.
이어 "다시 태어나 같은 길을 걷는다고 해도 좋을 만큼 행복한 시간이었다"라며 선수 생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구본길은 "지금의 저를 만들어주신 선생님들과 동료들,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언제나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선수로서의 여정은 끝났지만 한국 펜싱과의 인연은 계속된다.
구본길은 "한국 펜싱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조금 더 설레는, 더 반짝이는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 가보겠다. 지켜봐 달라"라고 밝혔다.
구본길의 은퇴 소식에 동료들도 응원을 보냈다. 함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오상욱과 도경동, 원우영 국가대표팀 코치 등이 그의 소셜 미디어 게시글을 찾아 응원의 댓글을 남겼다.
25년의 선수 생활, 18년의 국가대표 경력. 올림픽 금메달 3개와 아시안게임 금메달 6개를 비롯해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한국 펜싱의 위상을 높였던 구본길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한국 남자 사브르의 황금기를 함께한 전설은 이제 검을 내려놓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