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20% 돌파를 눈앞에 둔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가 연이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5일 국회전자청원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하루 전 게재된 ‘SBS 닥터X 드라마 방영중단에 관한 청원’은 공개 전 찬성 요건인 100명을 충족해 현재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청원인은 드라마 제작 과정에 대한 검증과 방영 중단을 요구하며 “극의 주된 흐름과 무관한 5.18 관련 소재가 전면에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극의 중심 서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역사적 소재가 부각되면서 시청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취지다.

논란은 지난 24일 방송된 ‘닥터X’에서 비롯됐다. 이날 방송에서 천재 외과의 계수정(김지원 분)은 46년 전인 1980년 5월, 머리에 관통상을 입고 뇌 속에 총알 파편을 품은 채 살아온 환자 오상범의 수술을 맡겠다고 나섰다.
오상범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총상을 입은 피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극은 의료 현장을 넘어 역사적 비극과 그로 인한 개인의 상처까지 조명했다. 당시 총상을 입게 된 과정과 오랜 세월 악몽으로 남은 피해자의 고통을 담아내며 의사의 사명감과 인간적인 연민을 함께 그려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역사적 비극을 한 개인의 삶과 연결하고, 이를 환자를 살리려는 의사의 사명감으로 풀어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의학 드라마에 정치적 해석이 과도하게 개입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당시 사건과 관련된 대통령까지 등장하면서 작품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두고 논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제작진 역시 방송 직후 의미심장한 행보를 보였다. ‘닥터X’를 제작한 스튜디오S의 이옥규 책임프로듀서(CP)는 방송이 끝난 뒤 메인 포스터와 함께 “no fear(두려움이 없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구체적인 의미를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방송 직후 불거진 논란이나 외부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닥터X’는 의료계 일각의 반발로도 논란을 빚었다. 자신을 정형외과 의사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드라마에 대한 방송 심의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A씨는 작품 속 의료진의 모습을 문제 삼았다. 그는 “회진을 불필요한 잡무처럼 묘사하고,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하며, 의료행위의 불확실성마저 외면하는 연출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적 과장은 이해하지만, 이 정도면 의료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A씨는 지난 13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닥터X’에 대한 방송 심의 신청을 접수한 내역도 공개했다. 신청 이유는 ‘의료 현실 왜곡 및 의료인 묘사’였다. A씨는 “실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문제 제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전문가로서 잘못된 인식이 굳어지는 걸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닥터X’는 천재 외과의 계수정이 병원 내부의 부조리에 맞서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 의사들 사이에서는 '닥터X' 속 고증 문제와 의사 직군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그리는 점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방송 심의 신청 민원까지 제기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