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뼈아픈 패배에도 스포츠맨십을 잃지 않았다. 패장의 품격이 월드시리즈의 마지막을 더욱 빛냈다.
2026 월드시리즈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의 창단 첫 우승으로 끝났다. 5차전에서 밀워키가 탬파베이 레이스를 6-4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4차전에서 연장 12회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으로 기사회생한 탬파베이는 5차전에서 기세를 잇지 못하며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밀워키의 우승 축포를 지켜봐야 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탬파베이 선수들 중 상당수는 덕아웃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밀워키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힌 채 아쉬움을 삼켰다.
![[사진]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이 월드시리즈 준우승 후 밀워키 팻 머피 감독을 축하하기 위해 원정팀 클럽하우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9/202610292258775371_6ae4891100591.jpg)
지난 1998년 창단한 탬파베이는 세 번째 월드시리즈 무대에서도 준우승에 만족했다. 2015년부터 12년째 탬파베이를 이끌고 있는 케빈 캐시(48) 감독에겐 2020년(LA 다저스 상대 2승4패)에 이어 두 번째 월드시리즈 준우승으로 그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캐시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원정팀 클럽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밀워키의 축하 자리가 끝날 때까지 클럽하우스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패배의 아픔을 꾹꾹 누른 채 밀워키 우승을 이끈 팻 머피(67) 감독을 만나 축하를 전하며 경의를 표했다.
캐시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밀워키 브루어스에 축하를 전한다. 마크 아타나시오 구단주, 맷 아놀드 사장과 그의 스태프, 머피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브루어스 모든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밀워키는 정말 대단한 정규시즌을 보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들이 왜 최고의 팀이고, 월드 챔피언인지 증명했다”며 축하의 말부터 전했다. 머피 감독도 “캐시 감독과 그가 만든 팀을 정말 존경한다. 탬파베이는 놀라운 시즌을 보냈고,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패장의 품격을 보여줬지만 누구보다 속이 쓰릴 캐시 감독은 탬파베이 선수들에게 감사 메시지도 전했다. “시즌 내내 함께한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아주 특별한 팀이다. 선수들은 지금 지치고 가슴이 아프곘지만 시즌 내내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며 수많은 승리를 거둔 것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지금까지 내가 함께한 팀 중 가장 단합이 잘된 팀이었다. 지금 당장은 가슴이 무너지고 실망스럽지만 시즌 내내, 특히 지난 10월 한 달간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하면 그나마 받아들이기 수월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많은 것을 이뤄냈고, 무척 자랑스럽다. 이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게 캐시 감독의 말이다.
![[사진]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이 투수 교체를 하며 선수들과 웃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9/202610292258775371_6ae48911be1e5.jpg)
캐시 감독의 말대로 탬파베이가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꼴찌 후보로 시즌을 시작했다. 팀 연봉 총액 28위로 같은 스몰마켓인 밀워키(19위)와 비교해도 돈을 거의 쓰지 않았지만 최대의 효율을 내며 시즌 내내 AL 1위를 질주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3연승으로 스윕하며 거대 자본을 실력으로 무너뜨렸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 더 강한 밀워키를 만나 무릎 꿇었지만 탬파베이는 여전히 젊은 팀이다. 미래가 밝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 후에도 밀워키의 축하 모습을 지켜보며 다음을 기약했다. 캐시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받아들이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다음 시즌에 저런 경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슴에 새길 수 있을 것이다”며 “셰인 맥클라나한, 라이언 페피오, 에드윈 우세타 등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포스트시즌까지 기여한 선수들을 생각하면 팀의 미래에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MLB.com’에 따르면 탬파베이 에이스 드류 라스무센은 “지금까지 내가 함께한 최고의 팀이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아쉽게 우승을 하지 못하다니 끔찍하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얼마나 올지 알 수 없기에 더욱 아프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투수 닉 마르티네즈는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정말 속상하다. 원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정말 특별한 동료들과 함께한 대단한 여정이었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외야수 챈들러 심슨은 “목표를 이루지 못해 고통스럽지만 우리가 이룬 모든 성과에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탬파베이 선수들이 월드시리즈 5차전 9회 패색이 짙어지자 덕아웃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9/202610292258775371_6ae48912426cc.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