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4, LAFC)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영국에서 나왔다. 대표팀 내 세대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주장 손흥민을 둘러싼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선수들이 그를 이름 대신 '7번' 또는 '그 사람'이라고 부른다는 주장까지 국회에서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30일(한국시간) "선수단 내부 갈등과 경찰의 대한축구협회 압수수색, 손흥민의 불확실한 미래가 한국 축구를 갈림길에 세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상징적인 등번호 7번을 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설적인 선수로 활약했으며 국가대표팀에서도 기록을 세웠다. 이제 두 선수에게 예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공통점이 생길 위험이 있다. 바로 대표팀 내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이 주목한 것은 지난 21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 정연욱 의원은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에게 "최근 대표팀 내부에서 선수들이 그를 이름이 아닌 '7번'이나 '그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누구인지 알고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용수 직무대행은 "손흥민을 말씀하시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이에 정 의원은 "그렇다면 사실인 것 같다. 대표팀 지도부가 불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무너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이용수 직무대행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해당 발언은 국회에서 제기된 주장으로, 실제 대표팀 선수들이 손흥민을 이 같은 표현으로 부르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31/202610311139772344_6ae559c441b2d.jpg)
가디언은 불과 1년여 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주장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점을 짚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을 보낸 손흥민은 이후 LAFC로 이적했다. 당시 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준비도 이적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월드컵은 한국 축구에 악몽으로 남았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일부 기자들이 손흥민의 병역 문제를 조롱한 일을 계기로 선수단의 언론 인터뷰 거부 사태까지 벌어졌다.
손흥민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벤치로 출발했다. 대표팀은 해당 경기에서도 패배하며 대회를 마쳤다.
월드컵 이후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물러났으며 두 사람은 국회에서 질의를 받았다. 이후 경찰이 대한축구협회를 압수수색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가디언은 한국 대표팀 내부의 세대 갈등이 다른 나라보다 복잡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불과 한 살 많은 동료에게도 다른 호칭을 사용하고 존중을 표현해야 하는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매체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1년 한국 대표팀에 부임했을 당시 이러한 문화를 문제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경기 중 선배들에게 자유롭게 지시할 수 있도록 식사 자리에서도 선수들이 함께 어울리도록 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현재의 갈등이 2024년 아시안컵 당시 발생했던 이른바 '탁구 사건'보다 심각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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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손흥민은 이강인을 비롯한 일부 후배 선수들과 갈등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 이후 두 선수가 화해했지만, 가디언은 지금의 문제는 더 큰 차원이라고 짚었다.
특히 1996년생 선수들의 불만에 주목했다. 매체는 "여러 보도에 따르면 1996년생 선수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FC포르투의 황인범, 울버햄튼을 떠나 샬케 04로 이적한 황희찬은 이제 대표팀의 고참 선수들이 됐다. 이들은 팀 내부의 리더십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월드컵 이후 새로운 주장과 새로운 감독 체제로 출발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전했다.
다만 가디언은 이들이 직접 손흥민의 주장직 박탈을 요구했다고 확인한 것은 아니다. 관련 보도와 선수들의 발언을 바탕으로 대표팀 내부 분위기를 분석했다.
황인범과 김민재의 발언도 다시 조명했다.
황인범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긴 뒤 "몸도 마음도 지쳤다. 대표팀에 들어온 지 약 9년이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축구적으로나 다른 부분에서 바뀌어야 할 것이 많지만 잘 바뀌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민재 역시 "수비수들 보면 불쌍하고 경기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없었다. 이런 경기면 7-0 승리든, 9-0 승리든 기쁘지 않다"라며 선수단의 경기 태도를 지적했다.
가디언은 10월 A매치 일정이 끝난 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이 대표팀 은퇴까지 고려했으나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득으로 뜻을 접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협회는 해당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반응도 다뤘다. 가디언은 선수단 내부 문제를 암시하는 보도와 발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팬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팬들은 월드컵 당시 발생한 선수단의 언론 인터뷰 거부 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일부 기자들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손흥민의 경기력 역시 논쟁의 대상이 됐다. 가디언은 "손흥민은 여전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34세가 된 지금, 더 이상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보기 어렵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여전히 훌륭한 순간들은 있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한국 선수 A매치 최다인 59번째 득점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최적 포지션이 측면인지 중앙인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선발로 뛰어야 하는지 자체가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표팀에서 손흥민의 입지가 과거와 달라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가디언은 손흥민이 호날두와는 다른 방식으로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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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손흥민은 호날두와 달리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거나 장문의 성명을 발표할 유형으로 보이지 않는다. 2030 월드컵 출전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을 아시안컵 우승으로 이끈다면 훌륭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1960년 이후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내년 1월 7일 개막 예정인 아시안컵이 손흥민에게 중요한 무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한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대회가 2028년까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디언은 "대회 연기가 분열된 대표팀이 다시 하나가 될 시간을 제공하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이미 좋지 않은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오랫동안 한국 축구의 상징이자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월드컵 실패 이후 대표팀 내 리더십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제는 그의 주장직과 선발 출전 여부까지 외신의 분석 대상이 됐다.
가디언은 한국 축구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 중심에는 대표팀의 오랜 주장 손흥민이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