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내분설에 휩싸인 가운데 영국에서도 주장 손흥민(34, LAFC)의 입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심지어 손흥민이 그의 우상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 알나스르)처럼 대표팀 내 분열을 불러오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선수단 내분설과 경찰 압수수색, 손흥민의 불확실한 미래...한국 축구가 기로에 섰다"라며 "월드컵 참사 이후 한국 축구대표팀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주장 손흥민의 입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호날두는 모두 상징적인 등번호 7번을 달고 뛰는 선수이자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며, 국가대표팀에서 기록을 세운 선수들이다. 이제 두 선수에게 예상치 못한 공통점이 하나 더 생길 위험이 있다"며 "바로 자국 대표팀 내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최근 한국 축구가 시끄럽다. 대표팀 내부에서 갈등이 벌어졌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1996년생 동갑내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포르투), 황희찬(샬케)이 대표팀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른바 '96라인'과 손흥민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급기야 국정감사장에서도 관련 문제가 언급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장 직무대행에게 대표팀 내분설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정 의원은 "최근 국가대표 선수들 사이에서 '7번'이라고 부른다는 사람이 누군지 아시냐. 사람 이름을, 선수 이름을 부르지 않고 '7번'이라고 부르는"이라고 물었다. 이 직무대행이 "손흥민 선수"라고 답하자 정 의원은 선수단 내부에서 손흥민을 이름 대신 등번호나 '그분'으로 부른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팀워크 문제를 우려했다.
다만 이러한 호칭이 실제로 대표팀 내부에서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직무대행은 선수단 내부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논란은 국경을 넘어 영국까지 전해졌다. 가디언은 국정감사에서 나온 해당 발언을 소개하며 스포츠면에 머물러 있던 대표팀 내부 갈등 문제가 국가적인 논쟁으로 번졌다고 짚었다. 손흥민으로선 별다른 외부 발언도 없이 논란에 휘말린 상황.

가디언은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시곗바늘을 되돌렸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주장으로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18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이후 그는 미국 LAFC로 이적했다. 당시 34세였던 손흥민은 이적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2026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손흥민과 한국의 월드컵은 참사로 끝났다. 가디언은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일부 익명의 기자들이 손흥민의 군 복무 미이행 문제를 조롱한 이후 대표팀은 언론 취재를 거부했다"며 "손흥민은 마지막 경기에서 벤치로 출발했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실망스러운 패배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국 축구는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물러났고, 국회에서도 대표팀 운영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라커룸 갈등설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 가디언은 "2024년 아시안컵에서 발생했던 갈등보다도 심각하다. 당시 손흥민은 떠오르는 스타 이강인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과 탁구를 둘러싸고 다툼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강인과 손흥민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화해했다"며 "지금은 더 큰 문제가 존재한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1996년생 선수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김민재와 황인범은 지난달 A매치 기간 대표팀 내부 문제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긴 바 있다. 김민재는 "개인이 빛나기보다는 팀 전체가 하나가 돼서 뛰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 수준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다 같이 머리 처박고 열심히 해야 될 거 같다"고 작심 발언했다.
황인범도 "대표팀 9년 차 정도 됐다. 변화돼야 되는 것들이 많은데 잘 안 되고 있다.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는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세 선수가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과 자정을 넘겨서까지 면담한 끝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끝이지 않는 내분설에 한국 축구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매체는 "팬들은 이러한 이야기와 모호한 발언들에 점점 지쳐가고 있다. 정작 누구도 직접 나서서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가디언은 "일부 팬들은 앙심을 품은 몇몇 기자들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34세의 손흥민이 더 이상 최정상급 공격수가 아니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논쟁의 초점이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워야 하는지로 옮겨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호날두와 달리 손흥민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때까지 버티거나 장문의 성명을 발표할 유형의 선수로 보이지는 않는다. 2030 월드컵 출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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