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거웠다.
KIA 타이거즈가 뜨거웠던 2026 여정을 마쳤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6로 패했다. 2승3패의 성적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운 퇴장이었지만 구단의 캐치프레이즈 '다시, 뜨겁게' 처럼 열정적인 야구로 박수를 받았다.
디펜딩 챔프였던 2025년 8위의 불명예 시즌을 마치고 전력누출이 컸다. 2024 우승 핵심멤버 2명이 FA 자격을 얻어 이적했다.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 박찬호가 두산과 계약했다. 부동의 4번타자 최형우는 친정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전력보강이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그들의 빈자리가 너무 커보였다.


호주 대표 유격수 제리드 데일을 영입해 유격수 자리를 메웠다. 최형우의 공격 공백은 작년 세 번의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도영, 메이저리그 2할7푼2리의 해럴드 카스트로, 풀타임에 도전한 베테랑 나성범이 메울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만 제몫을 한다면 중심타선의 힘은 뒤질게 없다는 판단이었다.


딱 그대로였다. 김도영이 부상없이 풀가동하며 3할8리 45홈런 118타점 120득점의 성적을 냈다. 홈런왕과 장타율왕에 오르며 리그를 지배했다. 나성범도 4년만의 풀타임 약속을 지키며 3할3리 31홈런 97타점의 성적표를 받았다. 카스트로는 두 달의 부상 공백을 딛고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며 3할2푼7리 21홈런 88타점을 기록햇다. 대체 외인 아데를린이 10홈런으로 장타력을 보태준 것도 큰 힘이었다. 한준수도 한때 OPS 0.900을 넘길 만큼 공격 기여도가 높았다.
그리고 최형우의 빈자리에서 야생마가 등장했다. 고졸 2년차 박재현이 외야 주전으로 발돋음했다. 장타툴과 빠른 발에 수비력까지 공수주 삼박자를 과시하며 2할9푼3리 19홈런 21도루 68타점 81득점을 올렸다. 테이블세터의 한 축으로 팀에 싱싱한 에너지를 듬뿍 넣었다. 신인 김민규는 대주자 전문요원으로 발탁받아 한 점 야구의 힘을 보여주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듀오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가 리그 이닝 1~2위를 차지한 것도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했다. 나머지 선발자리는 198승 양현종을 주축으로 이의리 김태형 황동하가 돌아가며 메웠다. 나중에는 데일을 방출하고 시라카와 게이쇼를 영입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데일 대신 하주석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유격수 자리도 든든해졌다.



불펜은 개막 초반 힘겨웠다. 마무리 정해영이 부진해 팀이 흔들렸다. 성영탁이 새로운 마무를 맡아 뒷문을 안정시켰다. 성영탁이 부진에 빠지자 후반에는 이의리가 마무리로 나섰다. 결국 전상현이 시즌 막판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 잡아주자 뒷문까지 안정됐다. 조상우가 풀타임으로 필승조의 중심을 잡아준 것도 컸다. 막판 역전 3위의 원동력이었다.
레이스에서도 꾸준히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했다. 선두권 싸움에서 밀렸지만 4~5위를 오르락내리락했다. 8월까지는 3위까지 치고 올라가기도 했다. 4위로 9월을 마쳤으나 막판 LG를 상대로 연전 연승을 거두며 추격전을 전개했다. 결국 12일 최종전에서 LG를 꺾고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가을의 기적이었다.
준플레오프에서도 LG를 3연승으로 누르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김도영은 전율의 홈런을 거푸 터트리며 타선을 이끌었다. 그 기세를 몰아 삼성과의 1차전을 잡아 승승장구를 했다. 2차전과 3차전을 내주고 4차전을 잡아 5차전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마지막에 힘이 모자랐다. 에이스 아담 올러가 2경기에서 모두 부진한 것이 뼈아팠고, 타선이 삼성 후라도에게 2경기 모두 막힌것이 결정타였다. 아울러 한 달 가깝게 펼쳐진 가을야구의 피로감은 어쩔 수 없었다.

가을의 여정을 마감했지만 뜨겁고도 아름다운 퇴장이었다.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하나의 팀으로 팬들에게 가을의 낭만야구를 선사했다. 패장 이범호 감독은 아쉬움을 피력하면서도 "내년 3강 실력을 갖추겠다"고 공언했다. KIA는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시작으로 2027 시즌 체제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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