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고(故) 최불암의 굵직한 발자취를 돌아봤다. 이 가운데 앞서 알려진 바 있는 예명에 얽힌 특별한 가족사도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방송된 KBS 1TV 특집 다큐 '밥상지기 최불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2편에서는 고인의 삶과 연기 인생을 돌아보며 대한민국 방송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국민 아버지'를 추모했다.
최불암은 1959년 연극 무대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 뒤 1960년대부터 방송계에서 활약하며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했다.특히 MBC '수사반장'에서는 정의로운 박 반장으로,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는 인자한 김 회장으로 활약하며 오랜 세월 시청자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와 따뜻한 연기로 '국민 아버지'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함께 연기했던 동료 배우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배우 이계인은 최불암이 배우라는 직업에 남다른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평생 연기에 임했던 인물이라고 회상했다. 채시라는 "아버지 역할로 두 번, 할아버지 역할로 한 번, 세 작품을 함께해 영광스러웠다"며 고인과의 특별한 인연을 떠올렸다. 특히 그는 최불암의 연기에 대한 집요함과 깊이 파고드는 자세를 배웠다고 밝혔다. 드라마 '미망'에서 죽음을 맞는 장면조차 세밀하게 다르게 표현했던 고인을 떠올리며 "역시 선생님이셨다. 보는 것 자체가 배움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오랜 세월 '전원일기'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김혜자의 추모는 더욱 먹먹함을 안겼다. 김혜자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죽으면 또 만날 것"이라며 "마지막이라고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어 고인과 함께한 수많은 추억을 평생 기억하며 살아가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차인표 역시 "안방극장을 통해 전 국민의 아버지 역할을 오랫동안 해주셨다"며 어려웠던 시절부터 최근까지 국민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전해준 고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수종은 최불암을 삶을 지탱하는 데 큰 위로와 힘이 되어준 어른으로 기억했다. 그는 낮은 곳을 늘 살피고 좋은 영향력을 전했던 고인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최불암이라는 독특한 이름에은, 사실 예명으로 알려진 바. 본명은 최영한이었다. 고인의 아버지는 생전 신문사와 영화사를 운영하다 과로로 쓰러졌고, 불과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에 큰아버지는 최불암 역시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될까 걱정했고, 불암산에서 이름을 따 '불암'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줬다고.
이렇게 탄생한 이름 '최불암'은 훗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배우의 이름으로 남게 됐고, 고인의 마지막 길에서도 본명 '최영한'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장례식장 빈소 밖에는 환하게 웃는 고인의 흑백 영정사진이 걸렸고, 명패에는 대중에게 익숙한 예명 '최불암' 대신 본명 '최영한'이 적혀 있었다. 평생 '최불암'이라는 이름으로 국민 곁을 지켰던 고인이 마지막 길에서는 본명으로 돌아간 모습이 먹먹함을 더했다.
35세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걱정했던 가족의 마음에서 시작된 이름 '최불암'. 그렇게 새로운 이름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던 그는 오랜 세월 국민의 아버지로 살아가며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남겼다.
한편 최불암은 지난 10월 29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ssu08185@osen.co.kr
[사진] 특집 다큐 '밥상지기 최불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