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웃고 있네요" 이승우 대표팀 낙마에 "앞길 막은 주범 찾았다" 가짜 뉴스 등장...말 안 되는 '96라인 배후설', 선 넘은 가짜뉴스 유튜브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1.02 12: 00

이승우(28, 전북현대)가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황인범(30, FC포르투)을 비롯한 이른바 '96라인'이 배후에 있다는 황당한 주장이 등장했다. 근거 없는 의혹에 선수들의 과거 영상까지 끌어다 붙이며 대표팀 내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최근 유튜브에는 '이승우 앞길 막은 주범 발칵'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해당 영상은 이승우가 11월 A매치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배경에 황인범과 김민재(30, 바이에른 뮌헨), 황희찬(30, 샬케04) 등 1996년생 선수들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진] 유튜브 캡처

영상은 "황인범이 웃고 있네요"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어 "모레노가 발표한 이번 11월 명단에서 그동안 꾸준히 언급되던 이승우가 또다시 제외됐다"며 이승우의 대표팀 탈락을 언급한다.
여기까지는 사실이다. 이승우는 지난 9~10월 A매치 4연전에 이어 11월 소집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그러나 영상은 여기서부터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연결하기 시작한다.
영상은 "이에 대표팀 내 실세인 96라인의 입김과 동시에 축협 내부에 보이지 않는 세력 다툼이 영향을 주었으며, 준비된 선수가 부당하게 희생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이승우의 대표팀 탈락이 특정 선수들의 영향력이나 대한축구협회 내부 권력 다툼 때문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진] 유튜브 캡처
누가 이러한 의혹을 제기했는지, 어떤 경로로 선수 선발에 개입했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황인범과 김민재, 황희찬이 이승우의 발탁을 막으려 했다는 정황이나 증언 역시 제시되지 않았다.
영상은 과거 선수들의 모습도 활용했다. 황인범이 웃으며 인터뷰하는 장면과 김민재가 입술을 깨무는 모습, 과거 대표팀 선수들이 이동하는 장면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화면에는 '황인범이 웃고 있네요', '이에 대표팀 내 실세인 96라인의', '보이지 않는 세력 다툼이', '졸렬한 96라인을' 등의 자막이 삽입됐다.
영상에 등장한 장면들이 이승우의 이번 명단 제외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과거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선수들의 표정과 행동을 편집해 현재 대표팀 내부에서 특정한 갈등이 벌어지는 듯한 인상을 만든 것이다.
특히 황인범이 웃는 장면은 그 자체로 이승우의 대표팀 탈락과 아무런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영상은 이를 도입부에 배치해 황인범이 이승우의 탈락을 반기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여지를 남겼다.
[사진] 유튜브 캡처
영상은 한 축구 팬의 반응이라며 "차라리 이승우가 렌탈이랑 마인드가 지금 국대보다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소개한 뒤 96라인을 비판했다.
이어 "대표팀의 명단 선발은 오직 경기력과 전술적 필요성에 의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게 분명하다"며 "특정 라인의 눈치를 보거나 외적인 요소로 인해 검증된 자원이 계속해서 배제된다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선수 선발이 경기력과 전술적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특정 선수들이 선발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전제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을 이어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영상 말미에는 "그 어떤 불합리한 보이지 않는 벽과 씁쓸한 낭만 속에서 오직 묵묵한 투지로 재도약을 준비하는 이승우를 응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승우를 응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그의 대표팀 탈락을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내용이 영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이를 받아들이는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영상 댓글에는 "96라인 뒷배가 대단한가봐요... 또 뽑힌 걸 보면... 축협이 뒷배.."라는 반응이 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그러고 보니 이승우 얘도 카르텔의 희생양이었네"라고 주장했다. 이 댓글 역시 61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축협 비리 때문에 이승우가 몇 년을 고생하냐"는 반응도 등장했다.
반대로 "이승우가 잘하지"라며 선수의 경기력 자체에 주목하는 댓글도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영상의 주장이 댓글을 통해 재생산되면서 이승우의 대표팀 탈락이 마치 특정 세력의 개입으로 결정된 일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실제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설명은 달랐다.
한국축구에 역사적인 날이다. 손흥민(34, LAFC)이 전설 차범근의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넘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친선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손흥민의 선제골과 오세훈의 추가골이 터져 2-0 완승을 거뒀다. 후반 대한민국 모레노 감독이 몸푸는 선수들을 찾아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10.06 /sunday@osen.co.kr
모레노 감독은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11월 A매치 원정 2연전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 등 96라인으로 불리는 선수들이 모두 포함됐고 주장 손흥민(34, LAFC), 이강인(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주축 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FC서울의 손정범과 강원FC의 신민하는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반면 이승우는 이번에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내부 갈등설과 선수 선발 기준에 관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
그는 "내 결정은 한순간의 감정에서 나오지 않으며, 누가 어떤 행동을 하든 그에 대한 일시적인 반응으로 내려지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직책의 책임은 대표팀 전체의 이익이며, 그것은 어느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모든 인원에 대한 공정함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선수 선발 기준 역시 직접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명단의 기준은 오늘도, 미래에도 오직 경기력에 기반을 둘 것이다. 컨디션,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 그리고 각 선수가 팀에 무엇을 더해 주는가를 기준으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단에 있는 모든 선수는 대표팀과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자 하기 때문에 포함돼 있다. 그것이 선수의 재능보다 중요한 첫 번째 조건"이라며 "그 점을 확신하지 못하는 선수라면 소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내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원칙도 공개했다.
그는 "내부에서 일어난 일은 내부에서 해결한다. 모든 문제는 뒤에서가 아닌 앞에서 얼굴을 맞대고 해결한다. 팀이 그 어떤 선수보다도 우선시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선수들과 주장, 협회 관계자 등 여러 인물과 대화를 나눴으며, 경기 후 제기된 문제들도 내부에서 당사자들과 직접 대화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러한 설명만으로 이승우의 탈락 배경이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다. 이승우가 대표팀에 포함되지 못한 구체적인 이유와 전술적 판단은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감독의 선수 선발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확인되지 않은 선수들의 개입을 기정사실처럼 주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승우는 대표팀 복귀를 기대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2026시즌 K리그1에서 32경기에 출전해 8골 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월드컵 휴식기 이후 9월까지 5골 2도움을 올리며 전북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지막 대표팀 출전은 2024년 10월 이라크와의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었다. 당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대체 발탁됐고,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후 약 2년 동안 다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이승우의 공격적인 재능과 K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을 고려하면 대표팀 발탁 여부를 놓고 충분히 논쟁할 수 있다.
실제로 축구 해설위원 박문성도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에서 이승우의 대표팀 탈락을 분석했다.
박문성은 "이승우는 팬덤도 강하다"라고 짚으면서 "제 생각에는 국가대표팀 레벨에 올라갔을 때 여러 팀과 붙으면 템포와 속도, 강도라는 게 있다. 피지컬적인 강도나 수비 같은 것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우의 공격적인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국제무대에서 요구되는 경기 속도와 신체적 강도, 수비 가담 등이 선발 과정에서 고려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한국축구에 역사적인 날이다. 손흥민(34, LAFC)이 전설 차범근의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넘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친선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손흥민의 선제골과 오세훈의 추가골이 터져 2-0 완승을 거뒀다. 후반 대한민국 황인범이 패스를 하고 있다. 2026.10.06 /sunday@osen.co.kr
현재까지 황인범과 김민재, 황희찬이 이승우의 대표팀 발탁을 방해했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 내부의 세력 다툼 때문에 이승우가 희생됐다는 주장 역시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유튜브 영상은 대표팀 내부 갈등설을 이용해 특정 선수들을 이승우 탈락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별다른 근거 없이 '실세', '세력 다툼', '희생양'이라는 표현을 연결하면서 의혹을 키우는 방식이다.
이승우의 대표팀 탈락을 아쉬워하거나 모레노 감독의 판단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특정 선수가 동료의 대표팀 합류를 막았다는 주장은 그에 걸맞은 증거가 필요하다.
근거 없는 배후설은 이승우의 발탁 가능성을 설명하지도, 대표팀의 경기력을 개선하지도 못한다. 오히려 직접적인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비난을 집중시키고, 대표팀을 둘러싼 불신만 키울 수 있다.
대표팀 선발에 관한 논쟁은 필요하다. 다만 그 출발점은 누군가의 웃는 표정이나 편집된 과거 영상이 아니라 실제 경기력과 감독의 판단이어야 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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