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한국에 있지? 분노와 싸웠다" 前 삼성 투수 고백, 왜 심판한테 로진백 던졌나…WS 우승 후 몰락 스트레스였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11.03 00: 5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시카고 컵스가 무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푼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컵스의 역사적인 우승 순간을 장식한 ‘헹가래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37)에게도 지난 10년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 극심한 롤러코스터였다. 
미국 ‘시카고 선타임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몽고메리의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커리어와 근황을 전했다. 몽고메리는 지난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 마지막 7차전 8-7로 앞선 연장 10회말 2사 1루에 등판, 마이클 마르티네즈를 2구 만에 3루 땅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우승을 완성했다. 
프로에서 첫 세이브가 월드시리즈 7차전에 나왔다. 컵스 역사에 영원히 길이 남을 순간을 장식한 몽고메리는 10년 전 그날을 돌아보며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희열이었다”고 말했다. 평범한 불펜투수였지만 역사에 남을 세이브를 기록한 몽고메리는 지금도 ‘컵스 레전드’ 대우를 받는다. 올초 컵스의 우승 10주년 기념 행사에도 초청됐다. 

[사진] 시카고 컵스 시절 마이크 몽고메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우승 이후 몽고메리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2017~2018년 컵스에서 선발 기회도 받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몽고메리는 2019년 시즌 중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됐고, 2020년이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해였다. 2021년 뉴욕 메츠로 이적했으나 스프링 트레이닝 중 방출됐고, 뉴욕 양키스로 옮겼으나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다 한국으로 갔다. 
그해 6월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하며 KBO리그로 향했지만 야구 인생 최악의 시련을 겪었다. 한국 야구 적응 실패로 11경기(52이닝) 2승5패 평균자책점 5.37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그해 9월10일 KT 위즈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12초룰 위반을 받고 항의하다 퇴장당한 뒤 사고를 쳤다. 심판에게 욕설을 하며 로진백을 던지는 과격한 행동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KBO는 몽고메리에게 20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300만원 징계를 내렸다. 1위 타이브레이커까지 가면서 우승에 도전한 삼성이었지만 몽고메리의 부진에 발목 잡혀 1위를 놓쳤다. 
삼성 시절 마이크 몽고메리. 2021.10.19 /OSEN DB
한국을 떠난 뒤에도 잘 풀리지 않았다. 2022년 메츠 트리플A에서 부진했고, 2023년에는 멕시칸리그로 향했으나 공 하나 못 던지고 방출됐다.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했으나 콜업은 없었고, 2024년 미국 독립리그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애틀랜틱리그의 롱아일랜드 덕스에서 월급 3000달러도 받지 못한 채 커리어가 끝났다. 
몽고메리는 “최고의 순간도 경험했고, 멕시코에서 물 때문에 배탈이 나 앉아있으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두 살 난 아들이 있고, 곧 딸도 태어나는데’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며 “롱아일랜드에선 메이저리그에서 6년을 뛰며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된 내가 있었다. 시속 90~92마일(약 145~148km)이 나왔고, 내 공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아쉬움이 남는 커리어였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세이브가 있었기에 실패라고만 할 순 없다. 몽고메리는 “가까운 친구들, 아내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만약 내가 12년간 선수 생활을 하며 수억 달러를 벌었지만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야구 역사상 최고의 순간 중 하나에 함께한 것은 돈으로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도 아니다. 더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겠지만 난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을 경험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진] 2016년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0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시카고 컵스 우승을 확정지은 마이크 몽고메리가 펄쩍 뛰며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완성했다. 2016년 7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컵스로 트레이드된 몽고메리는 첫 등판부터 홈런을 허용하더니 다음 등판에선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이후 리글리필드 라커룸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한 팬이 보낸 편지 한 통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편지 내용은 “넌 역사상 최악의 선수야. 잘못된 팔로 공을 던지는 게 틀림없어”였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 몽고메리는 직접 그 팬에게 답장을 썼다. “월드시리즈를 즐기셨길 바랍니다.”
이제는 마음의 평화를 찾았지만 커리어 막바지에는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한껏 올라간 자신의 이상에 비해 현실이 너무나도 초라했다. 한국 시절 돌출 행동도 결국 내면에 쌓인 분노가 터진 것이었다. 몽고메리는 “커리어 마지막 몇 년간 난 ‘정상에도 올라봤는데 내가 원하는 곳에 있지 못하다’는 생각에 분노와 싸워야 했다. 그 감정을 극복해야 했지만 이제는 마음이 편하다. 10년, 15년을 뛰면서 올스타전에도 나갔다면 좋았겠지만 내 커리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역대 최고의 선수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야구 역사상 가장 빛나는 순간에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시카고 컵스 시절 마이크 몽고메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은퇴 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몽고메리는 지난 5월부터 시애틀 매리너스의 재활 투수코치로 일하며 제2의 야구 인생도 시작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