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승하면 배아플 수도” 프로 24년차 첫 KS인데, 친정과 얄궂은 만남 성사…41세 베테랑 왜 이를 더 악물었나 [KS]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6.11.03 12: 10

버티고 버틴 끝 41살에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는데 하필이면 상대가 친정팀으로 결정됐다. 지금 우규민(41)의 기분은 어떨까. 
우규민은 휘문고를 나와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2차 3라운드 19순위 지명된 24년차 베테랑. LG 트윈스(2003~2016), 삼성 라이온즈(2017~2023), KT 위즈(2024~)에서 20년이 넘도록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올해 마침내 데뷔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 성사되며 우승반지를 거머쥘 기회가 찾아왔다. 
최근 수원에서 만난 우규민은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서 여유가 있었다”라며 “원래 나 같은 사람은 이 시기에 휴식을 취하고 따뜻한 방에서 야구를 시청하는데 한국시리즈를 기다린다는 게 신기하다. 추운 날에도 공을 던지니까 설레면서 기분이 좋다”라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26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KT는 고영표, 방문팀 키움은 안우진을 선발로 내세웠다.7회초 KT 우규민이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2026.09.26 / dreamer@osen.co.kr

데뷔 24년차에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다보니 3주 동안 많은 축하 인사도 받았다. 우규민은 “모든 게 처음이라 축하 인사가 많이 왔다. 자기 일처럼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반지를 꼭 꼈으면 좋겠다는 인사도 있었다. 다들 고마웠다”라며 “정말 오래 버텼기 때문에 이 자리에 왔다. 아직 우승한 건 아니지만,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과 함께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는 후배들에게 3주를 어떻게 보내야하는지 조언을 구하겠다고 말했던 우규민. 그는 “은퇴한 (오)재일이랑 연락을 했다. 나한테 시간이 진짜 안 갈 거라고 했는데 진짜 안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때 정말 준비를 잘해야한다는 조언을 해줬다”라며 “한편으로는 쉬면서 중요한 경기를 기다리는 게 행복하기도 하다. 선수들과 합숙하고 야구를 보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제 우승만 하면 금상첨화다”라고 말했다. 
얄궂게도 우규민의 데뷔 첫 한국시리즈 상대는 2017년부터 2023년부터 7시즌 동안 몸담았던 삼성으로 결정됐다. 그는 “(김)상수와도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둘 다 이전 소속팀이 삼성이지 않나. 우리가 우승하면 당연히 좋은 거고, 솔직히 말해 삼성이 우승하면 배가 더 아플 수도 있다”라고 웃으며 “우리 야구만 해서 좋은 결과로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2026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팀은 KT 위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9-0으로 승리했다. KT 우규민이 정규시즌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2026.10.05 /cej@osen.co.kr
한편 전날 수원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도 우규민과 강민호(삼성)의 첫 우승 도전을 두고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롯데 프랜차이즈 포수로 뛴 강민호는 2018년 삼성으로 이적해 지난해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우규민과 달리 2024년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뤘으나 KIA 타이거즈의 벽에 막혀 준우승 고배를 마셨다. 
롯데 시절 강민호와 두터운 친분을 쌓은 KT 주장 장성우는 “시즌 때도 (강)민호 형이 반지 한 번만 끼자고 말을 했다. 오늘도 잠시 만났는데 농담 삼아 한 번 봐달라고 하더라”라고 웃으며 “승부의 세계는 그런 거 없다. 난 반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형을 봐주는 건 없다. 아쉽게 됐지만, 미안하게도 이번에도 반지를 끼긴 어려울 거 같다”라고 했다.
2026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팀은 KT 위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9-0으로 승리했다. KT 우규민이 정규시즌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2026.10.05 /cej@osen.co.kr
양 팀 사령탑도 우승이 간절하긴 마찬가지. 야구계 선배 입장에서는 두 선수가 꼭 우승반지를 끼고 은퇴하길 바라겠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웃을 수 있는 선수는 딱 한 명이다. 
이강철 감독은 강민호를 향해 “평상시 인사도 자주 하고 (강)민호 선수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민호야 한국시리즈를 한 번 해봤잖니. 한 번만 더해서 다음 기회로 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해야한다. 미안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삼성도 옛 동료 우규민에게 우승반지를 내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박진만 감독은 “(우)규민이는 우리 팀에도 같이 있었던 룸메이트다. 내 우승반지가 6개라서 내 걸 그냥 주고 올해 반지는 강민호가 끼도록 하겠다”라며 여유에 찬 미소를 지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