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마운드를 지배했던 ‘코디 폰태’는 어디로 갔을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원태가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정규시즌 우승 후 오랜 실전 공백이 있었던 KT 위즈 타선을 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난타당하며 오히려 상대의 타격감을 끌어올려 준 셈이 됐다.
최원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한화의 ‘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이름을 빗대 삼성 팬들이 ‘코디 폰태’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다. 큰 경기에서 보여준 투구가 그만큼 강렬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달 29일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⅔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한 데 이어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가을야구 2경기에서 고작 3⅔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17.18이다.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1회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김민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최원준에게 2루 도루를 내준 데 이어 폭투까지 범하며 1사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안현민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샘 힐리어드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김상수에게도 내야 안타를 내주며 첫 이닝에만 3점을 허용했다.

2회에는 삼자범퇴로 안정을 되찾는 듯했지만 3회 다시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안현민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삼성 벤치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최원태 대신 양창섭을 마운드에 올렸다.
KT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체력을 비축한 대신 실전 공백에 따른 타격감 저하가 변수로 꼽혔다. 삼성으로서는 상대 타선이 경기 감각을 되찾기 전에 기선을 제압하는 게 중요했지만 최원태가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오히려 KT에 주도권을 내줬다.
더욱 아쉬운 건 경기 후반 삼성 타선이 보여준 저력이다. 삼성은 0-8로 뒤진 7회 구자욱의 투런 아치를 시작으로 대거 5점을 뽑아내며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5-8로 패했다.

야구에 만약은 없다. 하지만 7회 5득점으로 추격의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 조금만 더 버텨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가을에는 삼성의 승리를 이끌었던 최원태다. 올해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3회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의 활약을 기억하는 삼성 팬들에게는 더욱 뼈아픈 한국시리즈 첫 경기였다.
1차전 패배 후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의 선발 활용 여부는 내부 회의를 해야겠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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