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29, 일본)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자신에게 10연패를 안겼던 '세계 최강'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일본 구마모토 마스터스(슈퍼 500) 출전을 포기하면서 자국 팬들 앞에서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기회가 열렸다.
글로벌 배드민턴 전문 매체 '배드민턴 플래닛'은 3일(이하 한국시간) "안세영이 2026 구마모토 마스터스를 기권했다. 시즌 13관왕 도전에 먹구름이 꼈다. 이번 기권 결정은 올림픽 챔피언 안세영이 유독 바쁜 일정을 소화한 뒤 나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안세영은 오는 10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구마모토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여자 단식 출전 철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가은(세계 13위)과 심유진(세계 15위)도 함께 기권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N PHOTO.](https://file.osen.co.kr/article/2026/11/04/202611040518773842_6aea50fdc9a39.jpg)
![[사진] 일본 배드민턴대표팀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11/04/202611040518773842_6aea50fe3d380.jpg)
강행군을 소화한 여파로 보인다. 배드민턴 플래닛은 "안세영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뒤 10월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 참가를 위해 유럽으로 향했다. 그는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시즌 10개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갔다"며 "하지만 이러한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체력 소모가 필요했다. 안세영은 시즌 초반에도 부상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었으며, 지난 7월 일본 오픈에서 기권한 적도 있다"고 짚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N PHOTO.](https://file.osen.co.kr/article/2026/11/04/202611040518773842_6aea50fe8db33.jpg)
따라서 안세영의 13관왕 등극은 불가능하게 됐다. 그는 4일 여자 단식 첫 경기를 치르는 코리아 오픈(슈퍼 500)과 12월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출전만 남겨두고 있다.
배드민턴 플래닛은 "안세영의 기권은 또 하나의 놀라운 단일 시즌 배드민턴 기록을 향한 도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안세영은 2025년 여자 단식 선수 최초로 단일 시즌 11관왕을 달성했다. 이는 일본의 모모타 겐토가 2019년 남자 단식에서 세운 단일 시즌 11관왕 기록과 타이를 이룬 성과였다"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안세영이 남은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다면 2026년을 12관왕으로 마무리할 기회가 남아 있다. 하지만 구마모토 마스터스 기권으로 남은 일정에서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하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 세 대회에서 우승해 시즌 13관왕을 달성할 가능성도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우선 안세영으로선 부상 없이 코리아 오픈 정상에 오른 뒤 몸 상태를 빠르게 회복하는 게 관건이다. 그는 프랑스 오픈 8강전을 마친 뒤 "몸 상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임하려고 하는데, 많이 힘들기는 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사진] BWF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11/04/202611040518773842_6aea50feda77c.jpg)
안세영이 구마모토 마스터스 불참을 결정하자 많은 일본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지만, 경쟁자들로서는 절호의 우승 기회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야마구치다.
일본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야마구치는 올해도 안세영에게 번번이 가로막혔다. 지난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0-2(17-21 9-21)로 패하며 은메달에 그쳤다. 지난달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도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어느덧 안세영을 상대로 10연패다. 야마구치는 지난 7월 안세영이 불참했던 중국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다시 정상에 서지 못했다. 세계랭킹 2위라는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안세영과 맞붙을 때마다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적어도 구마모토 마스터스에서는 안세영을 상대할 일이 없다. 배드민턴 플래닛은 "안세영의 불참은 구마모토 마스터스 여자 단식 우승 경쟁 구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며 "야마구치는 최근 안세영을 상대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익숙한 라이벌과 맞붙을 가능성 없이 우승 타이틀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짚었다.
![[사진] BWF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11/04/202611040518773842_6aea50ff3aa63.jpg)
물론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다. 코리아 오픈과 달리 안세영이 빠졌다고 해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배드민턴 플래닛은 "중국의 왕즈이와 천위페이 역시 우승을 다툴 주요 선수들이다. 이 밖에도 태국의 랏차녹 인타논, 인도네시아의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 일본의 떠오르는 스타 미야자키 도모카 등이 우승 후보에 포함된다"고 소개했다.
왕즈이는 세계랭킹 3위, 천위페이는 4위에 올라 있다. 인타논은 5위, 와르다니는 6위, 미야자키는 7위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만큼 야마구치에게도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구마모토 마스터스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던 인타논도 정상 수성에 도전한다. 당시 인타논은 결승에서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2-0(21-16 22-20)으로 꺾고 우승했다.
배드민턴 플래닛은 "야마구치와 중국 스타들이 구마모토에서 기회를 얻었다"며 "안세영의 기권으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빠지게 됐지만, 남은 출전 명단에도 슈퍼 500 대회 우승을 차지할 능력이 있는 정상급 국제 선수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