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급 테이블세터를 구축할까?
KIA 타이거즈는 2026시즌 명예회복을 했다.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리그 3위를 차지했다. 큰 소득이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정규리그 내내 KIA 아킬레스건이었고, 가을야구를 하면서 절감한 약점이다. 바로 확고한 테이블세터의 활약도였다. 이것이 한국시리즈를 못간 이유였다.
올해 주로 박재현이 맡았던 KIA 1번타자 출루율은 3할1푼5리, 리그 최하위이다. 2번타자도 마찬가지였다. 붙박이 2번이 없었다. 김호령을 비롯해 박재현 김선빈 한준수 박상준까지 많은 선수들이 2번을 맡았다. 2번 타율 2할7푼2리로 8위에 머물렀다. 출루율은 3할3푼2리로 리그 9위였다. 테이블세터진 출루율이 리그 최하위 수준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김도영 카스트로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도나스' 중심타선은 리그 최강의 파괴력을 과시했다. 김도영은 3할8리 45홈런 118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060 득점권 타율 3할7푼7리, 카스트로는 3할2푼7리 21홈런 88타점 OPS 0.928 득점권 타율 3할6푼7리, 나성범은 3할3리 31홈런 97타점 OPS 0.920 득점권타율 3할5푼3리의 우등성적을 냈다.

KIA 시즌 득점은 769점, 4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팀 장타율은 1위이다. 클린업트리오의 파괴력이 그만큼 높았다. 만일 클린업트리오 앞에 출루율이 높은 테이블세터진이 포진했다면 KIA 득점력은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주자가 깔려있어야 김도영을 비롯해 클린업트리오가 볼배합에서 잇점을 누리고 득점타 가능성도 높아진다.
가을야구에서 테이블세터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준플레이오프는 김도영의 활약을 앞세워 3연승으로 끝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테이블세터의 부진에 발목잡혔다. 1~3차전에서 테이블세터진은 24타수 2안타에 그쳤다. 오죽했으면 3번타자 김도영을 4타전부터 2번타자로 앞당겼을 정도였다. 2027시즌 정상 도전을 위해 해결할 숙제이다.
박재현은 내년에도 1번타자로 많이 나설 전망이다. 2년차에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지만 출루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타점을 앞에 놓는 적극적인 타격도 좋지만, 이제는 선구안으로 볼을 고를 줄도 알아야 한다. 이범호 감독도 "내년에는 상대가 다르게 공략해올 것이다. 타석에서 올해처럼 하다가는 부진할 수 있다"고 일찌감치 경고했다.


KIA는 박재현과 짝을 이룰 또 한 명의 테이블세터를 찾아야 한다. 내부로 눈을 돌리면 베테랑 김선빈이 2번으로는 능력자이지만 나이에 따른 체력과 부상 위험성이 불안요소이다. 김호령은 한국시리즈를 마치면 FA 자격을 행사할 확률이 높다. 올해 가능성을 보여준 박정우와 발빠른 루키 김규민, 일발장타를 갖춘 박상준의 급성장이 필요하다. 한준수는 타격능력이 뛰어나지만 발이 느려 6~7번이 적합하다.
또 하나의 선택지는 외부 영입이다. 트레이드 혹은 FA 시장에서 수혈할 수 있다. 트레이드는 시간도 걸리고 걸맞는 반대급부를 내주어야 한다. 예비 FA 시장에서는 LG 외야수 홍창기와 SSG 외야수 최지훈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둘 다 올해는 성적이 부진했다. 그래도 능력자임에는 분명하다. 소속구단을 포함해 영입경쟁이 붙을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KIA 행보에 눈길이 쏠릴 것만 같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