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가는 태극전사들](7)이을용
OSEN 기자
발행 2006.05.10 16: 12

'밑바닥에서부터 최정상까지 모두 밟은 사나이'.
'투르크 전사' 이을용(31.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은 지난 94년 강릉상고 졸업 후 대학 진학이 좌절되고 온갖 직업을 전전하다 뒤늦게 프로에 입문한 뒤 히딩크호 4강 신화의 주역으로 꽃을 피운 연습생 신화의 원조다.
현재는 터키 프로축구 슈퍼리그에서 당당히 최고 용병 대접을 받고 있다. 올 6월로 현 소속팀과 계약이 마무리되지만 걱정은 붙들어 매도 된다. 터키 내 명문 클럽들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월드컵에서 대표팀 내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1골.2도움)을 올렸던 이을용은 이제 노련미까지 겸비, 독일 월드컵에서는 그의 경험이 한국 대표팀의 허리를 더욱 단단하게 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 경기로 아드보카트 눈도장 'OK'
이을용이 아드보카트 감독 앞에서 선을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2-0 승)과 지난 3월 앙골라전(1-0 승) 등 2차례뿐. 아드보카트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공식적으로 따로 터키리그 경기도 관전하지 않았다.
자연히 전임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에 이어 아드보카트 감독에게서도 외면을 받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터키에 있는 지인을 통해 이을용의 기량을 확인하고 있다는 게 아드보카트 감독의 변. "한국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수준급 리그인 터키 1부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것만으로도 실력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을용의 최종 엔트리 선발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을용은 단 2경기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에 깊은 신뢰를 줬다. 볼을 쉽사리 빼앗기지 않는 키핑력과 과감하게 적진을 뚫는 돌파력, 폭 넓은 시야, 패싱력의 정확도가 한층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 강한 정신력은 여전하다.
◆다재다능이 무기
176㎝ 69㎏로 세계적인 미드필더와는 체격에서 차이는 있지만 몸싸움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허락하지 않는다. 이에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함께 일취월장한 김남일(수원)과 함께 미드필드에 포진, 경기의 조율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월드컵에서 중참급이었다면 이제는 고참급. 형 노릇도 해야 한다. 큰 경기에 뛰었던 노하우와 자신감을 동료 후배들에게 전수해 줘야 하는 입장이다. 그라운드 안에서나 밖에서나 그의 조용한 리더십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술적으로도 없어선 안될 존재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경고 2회로 퇴장당한 김동진(FC 서울)이 규정상 토고와의 본선 첫 경기에 결장하게 됨에 따라 좌우 풀백 대체 인원이 마땅치 않을 경우 이을용이 왼쪽 풀백에 배치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영표는 오른쪽으로 이동, 대표팀은 검증된 두 베테랑을 좌우에 배치할 수 있다.
◆월드컵 이후 재도약 노린다
본프레레 감독 시절 이을용은 2004년 당한 부상서 완쾌된 뒤로도 어떤 영문인지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했다. 그대로라면 독일 월드컵 꿈은 접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실력이 어디 가랴.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잡으면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프로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다시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이을용은 터키 명문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고 2003년부터 추진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도 계속해서 타진하고 있다.
한일 월드컵 이후 태극전사 중 가장 먼저 유럽에 진출했던 이을용. 월드컵과 좋은 인연을 맺어간다면 이을용은 빅리그에서 마지막 불꽃을 불사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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