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가는 태극전사들](8)조재진
OSEN 기자
발행 2006.05.12 14: 27

"이동국의 원톱 공백을 내가 메운다".
대표팀 선배 안정환(30, 독일 MSV 뒤스부르크)과 함께 선발 원톱 경쟁에 뛰어든 '작은 황새' 조재진(25, 일본 시미즈 S-펄스)이 최근 살아난 골 감각을 바탕으로 2006 독일 월드컵에서도 화려하게 날아오르겠다는 당찬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에서 조재진은 이동국(27, 포항)에게 밀려 큰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덴마크와의 홍콩 칼스버그컵 결승전에서 선제골을 헤딩으로 연결시키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고 비록 이동국의 부상으로 인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어갔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수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고향(파주) 선배 안정환과의 선발 원톱 경쟁에서도 이기겠다는 자신을 보이고 있다.
◆ 아테네 올림픽의 스타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지켜본 축구팬은 모두 기억하겠지만 조재진은 그야말로 '아테네의 스타'였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도 중국전 말레이시아전 등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당시 김호곤 감독(대한축구협회 전무)을 흐뭇하게 했던 조재진은 자신의 진가를 아테네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2-2로 아쉽게 비기고 멕시코에게 겨우 1-0으로 승리해 1승 1무를 거뒀던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말리와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7분과 전반 22분, 후반 10분에 은디아예에게 연속골로 해트트릭을 내줘 패색이 짙었다. 1승 1무를 먼저 거뒀지만 올림픽 8강이 물 건너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바로 조재진의 킬러 본능이 발휘됐다. 은디아예에게 세 번째 골을 내준 지 불과 2분만에 김동진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조재진의 머리로 향했고 이를 골지역 오른쪽에서 헤딩, 말리의 골망을 흔든 것. 조재진은 이에 그치지 않고 후반 14분 첫 번째 골과 똑같은 모습으로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올림픽 대표팀은 상대의 자책골까지 묶어 0-3에서 3-3을 만드는 '테살로니키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에 포함됐던 이천수(25, 울산 현대) 정경호(26, 광주 상무) 김동진(24, FC 서울) 김두현(24, 성남 일화) 김영광(23, 전남) 등은 조재진과 함께 '아드보카트 호'에 승선하는 기쁨을 누렸다.
◆ 일품 헤딩슛, 월드컵서도 쏜다
조재진의 최대 무기는 단연 탁월한 헤딩슛이다. 이동국처럼 큰 키를 자랑하지만 드리블 능력은 떨어지는 조재진은 그 누구보다도 높이 뜨는 공에 대한 처리는 자신있다.
축구팬들이 기억하는 조재진의 골도 모두 헤딩슛이다. 말리전에서 넣었던 2골도 모두 헤딩이었고 칼스버그컵에서 넣었던 선제골 역시 헤딩으로 처리했던 것. 그만큼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제공권을 확실하게 장악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조재진의 헤딩은 단순한 슈팅에 그치지 않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과 빠른 속도로 골문을 향하기 때문에 웬만한 일반 슈팅보다 더 위력이 있다는 평이어서 장신 수비수가 즐비한 프랑스, 스위스전에서 기대를 모은다.
◆ 작은 황새가 아닌 '진짜 황새'가 되고 싶다
한때 조재진은 움베르투 쿠엘류 전 감독의 총애를 받아 '쿠엘류의 황태자'로 불렸지만 이후 능력을 인정받지 못해 요하네스 본프레레 전 감독의 외면으로 말미암아 월드컵 예선에는 단 1경기밖에 뛰지 못했으나 점차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올 시즌 J리그서 8골을 넣어 득점 공동 2위에 올라있는 조재진은 지난 1999년 황선홍 전남 코치가 세웠던 태극전사 J리그 득점왕 재등극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32개의 슈팅으로 8골을 만들어내는 정확도로 '조재진 골=시미즈 승리'라는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게다가 올시즌 조재진의 골 중 자신의 주특기인 헤딩 득점이 1골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발에 의한 슈팅도 점차 나아지고 있으며 그야말로 '골맛'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조재진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그야말로 진정한 원정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스위스 못지 않은 조직력으로 무장했던 그리스와의 경기도 치뤄봤고 토고처럼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말리전에서는 팀을 패배와 8강 탈락의 위기에서 구해본 적도 있다.
선배 황선홍보다 키가 더 크지만 아직 '덜 여물었다'는 의미로 '작은 황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조재진.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작은'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진정한 황새로 훨훨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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