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아테네 올림픽에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8강 무대를 밟은 '불사조 상병' 정경호(26.광주). 단지 독일에 간다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올림픽 8강 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3년 9월 A매치에 데뷔한 정경호는 본프레레호 시절인 지난해 1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2골을 몰아치며 주목을 한 몸에 받았고 10월에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을 받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는 지난해 11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후반 43분 차두리와 교체 투입된 게 전부였다. 실망감과 허탈감과 교차할 찰나 정경호는 올 초 미국 전훈 중 가진 10차례 평가전 중 7경기(선발 6, 교체 1)에 나서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마침내 아드보카트의 선택을 받았다.
◆'측면 전쟁 자신!'
양발을 모두 쓰는 정경호는 좌우 윙포워드를 모두 소화한다. 하지만 본인이 선호하는 포지션은 왼쪽이다. "코스타리카전을 제외하고 모두 왼쪽으로 뛰었다. 아무래도 왼쪽이 편하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왼쪽 윙 포워드 경쟁은 극에 달해 있다. 전훈에서 주전 경쟁을 벌였던 박주영(서울)은 여전하고 설기현(울버햄튼)까지 가세, 3대1 경쟁을 뚫어야 한다. 오른쪽에는 붙박이로 자리잡은 이천수(울산)가 있어 소집 훈련에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독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영광은 잠시 묻어두고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악바리 근성'을 발휘해 당당하게 독일 무대를 휘젓겠노라 다짐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첫 날 소집 훈련을 걸렀지만 액땜이라 생각하며 5월의 푸르른 그라운드를 노려보고 있다.
◆스피드와 돌파력에 승부건다
정경호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스피드. 이를 활용한 돌파력도 수준급이다. 슈팅 능력과 크로스 능력은 보완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며 '미완의 대기'로 불렸지만 해외 전훈을 통해서 말끔히 해소했다.
전훈 막판 박주영의 부진과 맞물려 정경호가 마지막 2경기 선발을 도맡은 것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전형적인 윙어 스타일의 정경호를 신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힘을 실어주자 기량도 급성장한 느낌이다.
정경호가 월드컵 본선에서 3대1 혹은 2대1의 경쟁을 뚫고 주전 윙 포워드로 나설지는 확실치 않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경기에 투입된다면 대표팀에 무한 에너지와 활력을 쏟아넣는다는 점이다.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 8강도
"독일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고 영광스럽다. 주전 경쟁에서 이겨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아드보카트호 소집에 앞서 남긴 정경호의 말이다.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영광은 뒤로 하고 이제는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내친 김에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아테네 올림픽 8강을 일궜던 정경호는 월드컵에서도 8강 혹은 그 이상의 빛나는 성적표를 원하고 있다.
예비 명단으로 밀린 친구 차두리(프랑크푸르트)를 두고 "너의 몫까지 뛰겠다"고 우정을 과시한 정경호는 '불사조'같이 독일에서 이 한 몸을 불사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iam905@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