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 23명 중 송종국처럼 극적으로 '아드보카트 호'에 승선한 사람이 또 있을까.
송종국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당시 한국 대표팀 선수 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였다.
고교 및 대학시절 수비에서 공격까지 모든 포지션을 두루 소화해 기본적인 수비능력은 물론이고 강인한 체력과 중거리 슈팅, 돌파 능력, 정확한 패스 등을 고루 지닌 선수로 인정받은 것.
그 결과 송종국은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네덜란드 3대 명문 클럽 중 하나인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으로 이적했고 그의 축구 인생에 창창한 앞 날이 있는 듯했으나 수많은 악재들이 겹쳤고 결국 2005년 수원 삼성으로 국내 복귀했지만 순탄치 않은 선수생활을 보냈다.
'히딩크 사단의 황태자'에서 마지막까지 아드보카트 사단에 합류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결국 자신을 꾸준히 봐왔고 기량에 대한 신뢰를 보내준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 "치열한 포지션 경쟁도 자신있다"
한일 월드컵 당시 오른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를 꽁꽁 묶기도 했던 송종국은 포백 수비를 쓰는 이번 대표팀에서는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하게 된다.
그러나 이 자리에는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1분만에 벼락같은 선제 결승골을 작렬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팀 후배 조원희가 버티고 있어 포지션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 김동진(22, FC 서울)이 왼쪽 풀백으로 나설 수 있는 프랑스전과 스위스전에서는 이영표(29, 토튼햄 핫스퍼)가 오른쪽 풀백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송종국의 입지는 더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송종국이 국내 복귀 후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드보카트 감독이 서슴없이 송종국을 지목한 것은 바로 탁월한 그의 수비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가져왔던 대표팀 발탁에 대한 열망만큼이나 소집 훈련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
"월드컵 경기에 맞춰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그의 자신감이 결코 허황된 말로 들리지 않는 것도 그의 '투쟁 본능'이 부활했기 때문이다.
◆ 굴곡많은 선수생활, 이젠 청산할까
송종국은 한일 월드컵이 끝난 뒤 가장 먼저 유럽으로 건너간 '비유럽파' 선수다. 피구를 철통같이 막고 터키와의 3~4위전에서 그림과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송종국의 이후 선수 생활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자신의 인생사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페이지가 될 이혼과 함께 두차례에 걸친 부상은 그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송종국은 "모처럼 피가 끓는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4년 전 월드컵이 자신의 선수 생활을 꽃피운 계기였다면 독일 월드컵은 끝모를 나락까지 떨어졌던 자신이 부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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