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한국-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평가전(상암)]
이을용 박지성 김남일로 이어지는 최강의 중원 삼각편대가 출격하자 허리가 강해졌고 결과적으로 공수가 안정됐다.
특히 미드필더 3명은 각자 색깔을 달리하며 한국의 중원을 완전히 지배했다. 박지성의 경우 과감하게 빈 공간으로 침투한 뒤 공격수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김남일은 크로스가 뛰어났다. 또 '투르크 전사' 이을용은 전반적으로 공수를 조율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정확하다보니 공격이 끊기는 일이 전무하다시피 했고 결과적으로 역습에 이은 실점 위기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
여기에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적극 가담해 줘 아직 성숙하지 않은 포백 수비 역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
또 칭찬할 것은 김진규와 처음 호흡을 맞춘 김영철의 수비 지휘 능력이다. 김영철은 시종일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어린 김진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수비를 리드했고 결과적으로 안정된 수비가 됐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높은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공격이 별로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반전 내내 침투에 이은 크로스가 수비수 앞으로 떨어지다보니 제공권에서 밀린 한국 공격이 이렇다 할 슈팅조차 날려보지 못했다.
반면 설기현의 득점 장면은 바로 우리가 스위스전에서 보여줘야 할 공격 방법이다. 박지성의 패스를 받은 이천수의 크로스가 정확하게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에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안정환이 쇄도하면서 슛한 게 골키퍼 맞고 나온 뒤 설기현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한 가지 더 지적한다면 박지성 조원희 이천수처럼 패스를 과감하게 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볼을 세워 놓고 줄 곳을 찾는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대표적인 게 설기현인데 결국 실전 감각이 없어 자신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을 넣고 나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한 것 같아 다행이다.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한국 대표팀은 스피드를 이용한 축구를 한다. 오늘과 같은 수비 능력에 효율적인 공격력까지 갖춘다면 스위스 프랑스와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OSEN 해설위원(현 김희태포천축구센터장, 전 대우 로얄스 감독)
■필자 소개
김희태(53) 해설위원은 국가대표팀 코치와 대우 로얄스, 아주대, 명지대 감독을 거친 70년대 대표팀 풀백 출신으로 앞으로 축구팬들에게 깊이 있는 관전평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김 위원은 아주대 감독 시절 서울기공의 안정환을 스카우트했고 명지대 사령탑으로 있을 때는 타 대학에서 관심을 갖지 않던 박지성을 발굴해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키워낸 주역입니다. 일간스포츠에서 15년간 해설위원을 맡아 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2002년 대회까지 모두 4차례의 월드컵을 현장에서 지켜봤고 현재는 고향인 포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축구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초중고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은 2006 독일 월드컵이 시작되면 현지로 파견돼 한국의 경기를 비롯 결승전까지 주요 경기 관전평을 게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