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의 한 부분이다. 이 시와 가장 걸맞는 선수를 한국 월드컵대표팀에서 찾는다면 단연 '아드보카트호의 신데렐라' 조원희가 아닐까 싶다.
조원희는 지난해 10월 12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대표팀 평가전에서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한국 대표팀 데뷔전에서 터진 이 골로 조원희는 그야말로 '신데렐라'로 평가받았고 지금은 대표팀의 믿음직한 오른쪽 풀백 요원이 됐다.
▲ 철저한 무명에서 특급 스타로
조원희는 초등학교 시절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하면서 5학년 때 서울시 대회에서 출전해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조원희는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랬던 조원희가 축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논현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부 창단 멤버로 들어가면서부터다. 당시 옆집에 살던 차병민이라는 친구와 함께 축구부에 들어갔는데 병민이 바로 차경복 전 성남 일화 감독의 손자다. 이때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며 쇼트트랙을 그만뒀다.
배재중학교와 배재고등학교를 나온 조원희는 대학 진학을 꿈꿨으나 좌절을 겪은 뒤 울산 현대 연습생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자신을 눈여겨봤던 이강조 광주 상무 감독의 배려로 일찌감치 상무에 입대해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고 결국 진가를 인정받아 박성화 감독 눈에 들어 청소년 대표팀으로도 활약했다.
상무를 제대하고 곧바로 현재 소속팀인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조원희는 차범근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으며 수원의 믿음직한 주전급 선수로 성장했고 결국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낙점을 받았다. 그야말로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조원희가 여러 지도자들의 부름으로 꽃이 된 셈이다.
▲ 대표팀의 믿음직한 오른쪽 풀백
월드컵 무대에 선다는 것은 꿈이라고 종종 얘기하는 조원희. 하지만 이미 그는 월드컵 대표팀의 믿음 직한 오른쪽 풀백으로 성장했다.
아직 배울 점이 많다며 같은 팀 선배 송종국이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겸손을 떠는 그이지만 송종국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컨디션 난조에 실전 감각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한다면 조원희를 선발요원으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다.
특히 몸싸움이 만만치 않은 쇼트트랙을 어렸을 때 경험했다는 점은 유럽 선수의 몸싸움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요소. 게다가 스키까지 수준급인 조원희는 쇼트트랙과 스키가 하체의 힘과 균형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귀띔한다.
연습생에서 스타로 발돋움했다는 점은 흡사 대표팀의 '에이스'인 박지성을 보는 듯하다. 박지성이 그러했듯이 조원희도 충분히 해외진출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축구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tankpar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