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독일-코스타리카(A조, 뮌헨)] 독일이 부담스러운 개막전서 4골이나 넣으며 승리했지만 우승 후보로 꼽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2골을 허용한 수비진도 문제였지만 공격 방법이 과거 1998년 및 2002년 대회에 비해 발전한 게 없었다. 현대 축구는 갈수록 강력한 압박 수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탓에 공격해 들어갈 공간이 늘 부족하다. 따라서 골키퍼와 최종 수비수 사이를 노리는 '공간 돌파'가 필요한데 독일은 오늘 이런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상대가 수비 위주로 나온 탓도 있었으나 독일은 경기를 주로 풀어나간 프링스의 패스가 너무 정확성만 기하다보니 공격이 단조로웠다. 지공과 속공이 적절히 섞이며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는 앞으로 코스타리카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과연 상대를 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들게 했다. 슈바인슈타이거와 람이 콤비를 이룬 왼쪽 측면에서는 부분 돌파와 개인 돌파가 잘 이뤄지며 좋은 크로스가 올라왔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공격이 단순했다. 이날 결장한 발락이 가세할 경우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발락이 없어도 어쨌든 4골이나 넣은 것을 보면 공격 및 미드필드진의 개인 능력이 있는 팀이라는 점은 분명히 인정할 수 있으나 오늘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풀어갈 경우 중상위권 팀을 만나면 볼 점유율은 높으나 실속을 거두지 못하며 고전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또 공격력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비력도 독일을 우승 후보로 지목하기에 부족했다. 중앙 수비수인 메르테자커(196cm)와 메첼더(193cm)가 신장이 크다보니 역시 민첩성과 순발력이 떨어져 지역 방어에서 순간적으로 대인 방어로 전환해야 할 때 배후에서 침투하는 공격수를 따라잡지 못했다. 두 골을 넣은 코스타리카의 스트라이커 완초페의 개인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고 이번 대회서 심판들이 가급적이면 오프사이드에 대해 관대하게 판정하려는 기미가 보인 탓도 있으나 두 번의 위기에서 모두 중앙 돌파를 허용, 실점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 코스타리카가 약팀이어서 많은 득점으로 상쇄할 수 있었지 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면 쉽게 골을 먹고 득점을 제대로 못할 수가 있다. 독일이 최근 일본과의 평가전서 2-2로 비긴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골키퍼 레만에 대해서도 지적할 게 있다. 레만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서 뛰고 있긴 하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 경험이 부족한 탓인지 단 두 차례의 실점 위기서 모두 골을 허용한 것은 칸을 제치고 주전으로 뛰기에는 무리가 아닌가 싶다. 완초페가 골 감각이 빼어나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일대일 찬스에서 골이 들어가는 확률은 50%가 채 안된다. 그럼에도 보다 빨리 뛰쳐나와 각도를 좁히거나 저돌적인 방어로 슛 타임을 빼앗으려는 모습이 레만에게서는 보이지 않아 너무 쉽게 실점했다. 이제 한 경기만 치렀고 핵심 플레이메이커인 발락이 빠졌다고는 하나 전체적인 전력을 평가할 때 독일은 개최국의 이점을 고려할 경우에는 우승 후보 대열에 들지 모르나 냉정하게 보면 8강, 아주 잘하면 4강이 한계일 것 같다. OSEN 해설위원(김희태 포천축구센터장, 전 대우 로얄스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