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의 월드컵 돋보기]아르헨티나는 '이상적'인 우승 후보
OSEN 기자
발행 2006.06.11 06: 51

[6월 11일 아르헨티나-코트디부아르(함부르크,C조)]
두 팀 다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는 인상을 받으면서도 팀 전력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느끼게 한 경기였다.
승패가 갈린 것은 경기 운영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한마디로 아르헨티나는 이상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후반 막판 2-0으로 앞선 상황서 지키려는 시간을 조금 갖다보니 한 골을 내줬을 뿐 시종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는 우승 후보 답게 개개인의 볼 컨트롤 능력이 뛰어났고 리듬있는 플레이를 펼칠 줄 알았다. 수비서 미드필드로 넘어가는 패스워크가 안정적이었고 허리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스피드를 살린 속공이 돋보였다.
2대1 패스나 스루패스나 개인 돌파가 적절히 이뤄져 리듬감이 있었고 이는 상대 수비의 균형을 깨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하게 했다. 이는 볼을 가진 선수 주변에 항상 1~2명의 선수가 따라붙어 삼각형 꼴을 유지하며 도와준 유기적인 조직력 덕분이었다.
특히 마스체라노와 리켈메의 패싱력은 돋보였다. 수비수 뒤로 넣어주는 스루패스를 아주 쉽게 구사했다. 또 이들의 패스를 받으러 침투하는 사비올라와 크레스포 등 공격수와의 호흡도 잘 맞았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개인적인 능력에서 아르헨티나에 별로 뒤질 게 없는 좋은 팀이면서도 결국은 공격 전환시 상대 수비의 균형을 흩뜨리는 플레이가 부족해 패했다.
볼을 소유한 시간이 적었던 것도 아니고 슈팅 기회도 많았으나 막판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것은 경기 운영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회골을 넣을 때처럼 공격진이 좌우로 퍼져 나가면서 상대 수비를 깨 찬스를 포착하는 장면이 그전까지 나오지 못했다.
양 팀 스트라이커를 비교했을 때도 크레스포 사비올라 드록바가 모두 골을 넣긴 했지만 차이는 있었다.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이 공간 이동과 볼을 가졌을 때의 플레이가 두루 좋았던 반면 드록바는 개인적인 능력이 빼어나면서도 상대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에 치중한 인상을 줘 폭 넓게 이동하며 찬스를 포착하는 크레스포나 사비올라와 비교가 됐다.
첫 단추를 잘 꿰면서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서 확실한 우승후보임을 과시했다. 개인 전술, 부분 전술, 팀 전술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수 구성에 호세 페케르만 감독의 용병술도 뛰어났다. 브라질 잉글랜드 프랑스와 함께 4강에 오를 수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이어지는 경기서도 오늘과 같은 정신력까지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다.
코트티부아르 또한 약한 팀은 결코 아니나 비슷한 수준의 선수를 갖고 팀을 꾸려가는 것은 결국 용병술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앙리 미셸 감독으로서는 아프리카 최강이지만 월드컵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깨닫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으로 본다. 큰 경기서는 막연히 물에 물 탄 듯 플레이하면 안되고 보다 확실한 컬러를 추구해야만 효율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를 통해 볼 때 아직 선을 보이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까지 포진한 C조가 '죽음의 조'인 것은 분명하다.
OSEN 해설위원(김희태포천축구센터장, 전 대우 로얄스 감독)
전반 38분 결승골이 된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 골을 넣어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된 사비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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