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한국-프랑스(라이프치히, G조)]
아쉽다. 아니 매우 아깝다. 충분히 역전승할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소극적인 운영으로 비겼다.
그렇지만 잘 싸웠다. 세계 정상급의 프랑스를 맞아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시간이 부족한 게 아쉬웠을 뿐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나름 대로 생각한 게 있었겠지만 어쨌든 후반 중반까지 한국은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쳐 스스로 시간이 모자라게 만들었다. 특히 교체돼 들어가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은 안정환의 투입 시기가 늦었다. 어차피 이을용을 빼고 설기현 등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 자원을 기용할 것이었다면 안정환도 보다 빨리 내보냈어야 했다.
그리고 우리의 공격 능력에 비해 프랑스의 수비 능력이 강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영표 김동진 박지성 이천수 등을 활용한 측면 공격 시도가 전반부터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날 한국의 공격은 후반 중반까지 단조롭기 그지 없었다. 특히 프랑스가 후반 들어 현저한 체력 저하 현상을 보였을 때 빨리 몰아 붙였다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했을 텐데 동점골이 터질 때까지 상대 수비를 흩뜨러 놓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슈팅수가 절대적으로 적었음은 물론이다.
상대 수비의 뒷 공간을 뚫는 패스가 현대 압박 수비를 깨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임에도 이런 킬패스가 전혀 나오지 않아 한국의 공격은 예리함이 없었다. 다만 막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대 수비의 균형을 깨놓는 플레이가 이뤄졌을 때 동점골을 뽑은 것은 그만큼 한국 축구도 결정력이 좋아졌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조재진의 헤딩 패스를 받아 박지성이 발을 갖다 대는 순간은 조금만 늦었어도 볼이 통과될 상황이었으나 박지성의 민첩함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은 스위스전을 앞두고 여전히 과제를 남겼다. 상대에 주눅 들지 않고 압박과 협력 수비를 비교적 잘 수행했으나 공수 전환이 늦은 문제점이 아직 남아 있었다. 특히 미드필드진은 지단 등을 막기 위해 대인 방어에 치중하다보니 지역적으로 간격이 유지되지 못해 우리가 공격으로 전환하다 다시 볼을 빼앗겼을 경우에는 상대에게 공간을 많이 허용했고 앙리에게 스루패스가 쉽게 연결되는 모습이 잦았다.
실점하는 장면에서도 지역 방어에서 대인 방어로 전환하는 게 늦었다. 상대의 슛이었든 패스였든 윌토르에게서 앙리에게 연결될 때 앙리에게 따라붙었어야 하는 김동진의 동작이 아쉬웠다. 비슷한 장면이 몇 번 더 있었지만 추가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고 고비를 넘긴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16강 진출이 결판나는 스위스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운재의 선방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0-1로 뒤지던 전반 비에라의 슛을 선방하는 등 추가 실점
을 허용하지 않아 끝내 동점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고 1-1이 된 뒤 앙리의 결정적인 슛을 막아낸 것은 한국이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OSEN 해설위원(김희태포천축구센터장, 전 대우 로얄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