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의 월드컵 돋보기]'승운'이 따른 포르투갈은 8강이 '한계'일 듯
OSEN 기자
발행 2006.06.26 07: 53

[6월 26일 포르투갈-네덜란드(뉘른베르크, 16강전)]
박진감(?) 있는 경기였고 네덜란드의 득점 찬스가 훨씬 많았으나 결과는 포르투갈의 1-0 승리였다. 이런 경기를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마디로 압축하면 포르투갈에 승운이 따랐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포르투갈이 이길 수 없는 경기를 승리했기 때문이다.
반면 네덜란드는 반드시 이겨야 할 게임을 놓쳤다. 상대가 전반 인저리 타임 코스티냐, 후반 33분 데쿠가 퇴장당해 수적 우세를 두 번이나 맞았음에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18분 불라루즈가 퇴장당해 오히려 균형을 맞춰 주더니 다시 수적 우세를 잡고도 끝내 동점을 이루지 못했다.
포르투갈은 초반부터 안전 운행을 택했다. 수비수들이 뒤로 처져 공수 간격을 좁히지 않아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볼을 빼앗아 공격으로 전환할 때도 받쳐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다보니 포르투갈은 전반 결승골이 된 선제골을 얻을 때까지 공격 다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득점 장면은 보기 좋았다. 데쿠의 크로스에 이은 파울레타의 백패스를 받아 마니셰가 터뜨린 골은 일품이었다. 특히 마니셰가 드리블로 돌파한 뒤 볼을 살짝 밀어놓고 한 템포 빨리 때린 슛 동작은 주변에 있던 상대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로 손을 쓰기 어려운 전광석화 같은 타이밍으로 이뤄졌다.
마니셰는 이후 몇 차례 좋은 중거리슛을 날리며 뛰어난 슈팅력을 과시했고 선제 득점 후 포르투갈의 경기력이 살아나는 듯했으나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수비수 코스티냐가 전반 인저리 타임에 위험하지도 않은 상황서 파울을 범해 경고 2회로 퇴장당한 이후 다시 내용이 나빠졌다.
포르투갈이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서 4강에 오른 이후 별다른 성적을 못낸 것이 어쩌면 오늘 경기처럼 선수들이 플레이를 자제하지 못하고 쓸 데 없는 파울을 남발한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핵심 미드필더인 데쿠 같은 경우도 공간을 활용하는 움직임과 패싱력 등에서 빼어났으나 이미 경고가 있는 상태서 고의적 태클로 다시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전력 손실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서도 더 이상의 성적은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와 만날 준준결승전에 수비와 미드필드의 핵심 요원 둘이 빠지게 됐고 5명이나 경고를 받은 상태라 설사 8강전을 통과하더라도 준결승서 못뛰게 되는 선수들이 또 나올 것 같다.
한편 팀 전력으로 봐서는 '8강 이후'도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네덜란드는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는 과정까지는 아주 좋았지만 마지막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약점을 보이고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0SEN 해설위원(김희태포천축구센터장, 전 대우 로얄스 감독)
전반 23분 마니셰가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뉘른베르크=송석린 기자 s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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