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김병현의 텍사스 레인저스전]
지난 등판이었던 오클랜드전부터 자신감을 얻은 김병현이 오늘은 한 단계 더 성숙해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투구에 자신이 생기면서 이제는 예전에 던졌던(그동안 잃어버렸던) 변화구들을 실험하며 하나씩 찾아가는 모습도 역력했습니다.
김병현은 최근 경기서 방망이에 불이 붙은 텍사스를 맞아 '3가지 변화구(커브)'를 추가해 던져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지난 번 오클랜드전처럼 몸쪽 바깥쪽을 오가는 코너워크 등은 비슷했지만 오늘은 가운데로 오다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기존의 슬라이더와는 다른 커브 형태), 가운데로 오다가 가라앉는 변화구, 그리고 느리게 쭉 들어오면서 살짝 떠오르는 듯한 변화구(역회전볼로 떠오르지는 않지만 타자들이 보기에는 느리게 오기 때문에 살짝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짐. 직구 업슛하고는 또 다름) 등 3가지 변화구를 가미해 텍사스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았습니다.
올 시즌 김병현은 종전에 구사하던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 외에 3가지 변화구가 더해져 위력이 더해진 것입니다. 사실 오늘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을 잡을 시점에 변화구 제구가 제대로 안돼 투구수가 조금 많아졌지만 타자들은 타이밍을 잡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이전과 다른 투구 패턴도 주효했습니다. 텍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김병현을 스카우트해서 특급 마무리로 키운 사령탑으로 김병현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둔 김병현은 지난 등판과는 달리 3회까지는 1, 2구에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았습니다. 전에는 직구 1, 2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때와는 다른 패턴입니다.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난 4회부터는 볼배합을 역으로 가며 쇼월터 감독과의 '수싸움'에서 이겼습니다. 이런 볼배합은 최근 투구내용이 좋아지면서 생긴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여집니다. 투구패턴 변화, 완급조절, 타자들의 심리를 역으로 이용하는 볼배합, 여러가지 변화구 시도 등이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오클랜드전보다도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공의 수준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돼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김병현의 공은 한두 번 경험한 타자들이 치기는 까다로운 구질입니다. 오클랜드나 텍사스 등 아메리칸리그 팀들이 공격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김병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강팀에는 더욱 집중하는 정신력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공을 직접 겪어봐서 아는데 처음 받아보는 포수는 제대로 포구하기조차 힘든 것이 김병현의 볼입니다.
중계방송을 해설하면서도 말했지만 김병현이 오늘처럼만 던진다면 올 시즌 정말 일을 낼 것 같습니다. 맹활약이 예상되는 시점입니다.
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 Xports 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