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 맛집 기행]③LA 로리스,'노모-오닐 등 연간 손님 30만 명'
OSEN 기자
발행 2007.01.03 15: 14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LA에서 가장 번화한 베벌리힐스에는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유명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요리를 대표하는 고급 음식점들이 저마다 화려한 디자인과 네온으로 밤거리를 밝히며 미식가들을 끌어들인다.
이 가운데 라시에나가를 타고 유명 백화점 베벌리센터 쪽으로 북진하다 보면 오른쪽으로 창문이 하나도 없는 현대식 건물이 보인다. 68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라임 립 전문 레스토랑 '로리스(Lawry's The Prime RIB)' 본점이다.
이곳은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최고급 쇠고기로만 특화해 메뉴를 제공하는 유서깊은 곳이다. "로스트 비프는 무조건 로리스"라는 입소문이 LA 미식가 사이에 퍼져 있을 정도다.
로리스는 미국식 고급 레스토랑의 전통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다. 주차장 관리요원부터 총지배인까지 친절하고 품격있는 행동이 배어 있고 화사하지만 결코 야하지 않은 내부 장식이 편안함을 안겨준다. 격조 높은 레스토랑을 표방함에도 '재킷을 걸쳐야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딱딱한 문구가 없다.
총지배인 토드 존슨 씨의 설명에 의하면 다양한 직업의 손님들에게 최고급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서란다. 손님의 번거로운 격식을 배제하되 종업원은 최대한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주차장을 떠날 때까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로리스의 기본 방침이다.
로리스의 메뉴는 크게 갈빗살로 만든 립과 생선요리, 그리고 파스타로 나뉜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최상급 재료로 만든 프라임 립이 대표음식이다. 최고급 갈빗살로 다채롭게 조리해 여러 종류의 메뉴를 만든다. 처음 맛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기가 입에서 녹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육질이 워낙 부드럽고 쫄깃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부드러운 첫 맛과 뒤끝없는 깔끔함은 로리스가 LA의 명소로 이름을 떨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로리스는 익은 고기가 통째로 들어있는 은색 대형 카트를 손님 앞에 직접 끌고 와 테이블 앞에서 고기를 썰어주는 전통이 있다. 모든 것을 주방에서 해결하고 '접시'만 손님에게 제공하는 기타 레스토랑과 구별되는 로리스만의 특징이다. 담당 웨이트리스의 손길을 여러 번 거칠 수밖에 없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손님 입장에선 만족감이 배로 느껴진다.
존슨 씨는 '최고급 스테이크를 숙련된 직원이 정성을 다해 제공하는 점'을 로리스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굳이 그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이곳에서는 마치 '한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유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직원들이 가족처럼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68세로 웨이트리스 중 '왕언니' 뻘인 제니퍼 페더슨 씨는 24살 꽃다운 나이에 로리스에 취직해 아직도 이곳을 지키고 있다. 무려 44년째 로리스 베벌리힐스점에서만 일을 했다. 직장을 옮기지 않은 이유가 "모든 구성원이 가족처럼 편안하기 때문"이란다. 130여 명에 달하는 종업원 가운데 '로리스 경력' 10∼20년차 웨이트리스가 중간급에 불과할 정도로 로리스와 인연을 맺은 직원은 쉽게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로리스가 유명한 이유는 손님 수에서 드러난다. 존슨 씨는 "본점에만 1년 평균 30만 명의 손님이 방문한다. 크리스마스가 끼어있는 12월 손님만 3만 5000명에 달한다"고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하루 평균 800명 이상의 손님이 이곳을 찾는 셈이다. 래퍼 아이스 T, 영화배우 댄젤 워싱턴, 성룡, 호텔 부호 힐튼 가족, 야구선수 노모 히데오와 농구 선수 샤킬 오닐이 이 숫자 안에 포함돼 있고 한국에서 온 운동 선수들이나 연예인 및 현지 한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다.
워낙 손님이 많은 까닭에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빈번하다. 크리스마스 당일을 제외한 364일 동안 불을 밝히고 손님을 맞는다. 본점의 성공에 힘입어 로리스는 지점 확장에 주력, 현재 세계 7개 도시에서 최고급 로스트 비프를 제공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시카고 댈러스에 이어 대만과 싱가포르 홍콩 일본 도쿄에 지점을 두고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만간 오사카에도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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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주지영 특파원 jj0jj0@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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